한동훈, 與 비대위원장 26일 수락 연설에
우상호 "반성·성찰 대신 전쟁 선포" 비판
"민생 거론 안 해" "헤이트 스피치" 주장도
여야 강대강 대치… '중도 외연 확장' 우려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수락 연설이 야당을 향한 선전포고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 "비대위로 간다는 건 말 그대로 국민의힘이 비상이라는 것"이라며 "그러면 보통 반성과 성찰로 시작해야 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게 책무인데 '야당과 전쟁을 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립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한 걸 보면서 '저게 저분이 비판했던 운동권 출신 정치와 뭐가 다르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런 방식이 과연 새로운 정치문법이냐. 저는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을 거칠게 비판하며 '운동권 특권 정치'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 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걸 막아야 한다"며 "그런 당을 숙주 삼아 수십 년간 386이 486, 586, 686 되도록 썼던 영수증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가르치려드는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락 연설문이 아니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한 위원장의 연설문에는 민생과 국민의 삶을 돌보고 책임지겠다는 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면서 "민생과 물가, 부동산 등의 이야기는 한 단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같은 날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연설문 전체는 약간 '헤이트 스피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며 "운동권 특혜 세력에 대한 적대감이 너무 묻어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도 한 위원장의 강경 메시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한 위원장이) 아직 여의도 정치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여야 간의 대치가 굉장히 강 대 강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그럼 결국은 중도 외연 확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비대위원 인선이 첫 번째 고비"라며 "지금부터는 정말로 무게감이 있는 당의 수뇌부이기 때문에 조금은 말을 줄이고 아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