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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유탄 맞은 태영건설, 이르면 28일 워크아웃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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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PF 유탄 맞은 태영건설, 이르면 28일 워크아웃 신청

입력
2023.12.27 16:36
수정
2023.12.28 00: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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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기 늘린 PF보증 부메랑으로
내년 만기도래 보증채무만 3.8조
워크아웃 들어가면 금융지원 수월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에 태영건설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태영빌딩에 태영건설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연합뉴스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으로 자금난에 몰린 태영건설이 결국 강제 구조조정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르면 28일 채권단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건설사들이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사태와 맞물려 건설업계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걸로 전망된다.

PF 보증 리스크에 발목

위기의 태영건설

위기의 태영건설

2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은 이르면 28일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회사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태영건설이 웬만큼 버티려 했지만 자율협약 방식의 구조조정으로는 지금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이날 시장에 워크아웃설이 돌자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순 시장에서 워크아웃설이 돌 때 강력히 부인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예상했던 수순이란 반응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KIS)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별도기준)는 3조5,000억 원 수준으로 자기자본의 3.7배에 이른다. 부동산 호황기에 건설 수주를 늘리면서 PF 보증서를 대거 남발한 탓이다. 이는 건설경기 침체기에 그대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현재 태영건설이 PF 보증을 선 사업장의 절반 가까이가 미착공·분양 전 사업장이다. 이들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태영건설이 고스란히 빚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12월(3,956억 원)부터 향후 1년 동안 만기가 도래하는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와 회사채 규모는 3조8,000억 원에 이른다. 시장이 좋을 땐 기존 PF 대출채권을 담보로 어음을 발행해 기존 어음을 상환(차환)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태영건설은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현재 차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이다. 실제 PF 우발채무 대응을 위해 태영건설이 차입한 돈만 9월 말 기준 1조8,856억 원으로 2년 전보다 배 가까이 급증했다.

워크아웃 배경은

태영건설은 지주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는 등 1조 원의 유동성을 마련했지만 줄줄이 만기도래하는 PF 보증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은 채권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채권금융기관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조정이다. 채권단의 75% 동의를 얻으면 법에 따라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지원을 얻어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법적 강제성이 발동되기 때문에 채권단은 약속한 금융 지원을 해줘야 한다. 어느 한 곳이 싫다고 해서 발을 뺄 수 없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만 밟으면 우선은 위기 극복에 필요한 상당한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대신 태영건설은 혹독한 구조조정 자구안을 채권단에 관철시켜야 한다. 태영그룹은 알짜 계열사 매각 방안을 구조조정 방안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에선 태영건설 외 환경기업인 에코비트, SBS 등이 주요 계열사로 꼽힌다.

금융당국도 태영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태영과 같이 덩치 큰 기업이 무너질 경우 채권단을 시작으로 전체 금융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태영건설은 19.6% 급락한 2,405원에 마감했다. '워크아웃설'이 본격 점화한 13일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 다만 당국은 태영으로 인한 금융권 연쇄 부실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윤주영 기자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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