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추가시간 허리 부상 교체 아웃..."큰 부상 아냐. 괜찮아"
클린스만 "황희찬, 소속팀 큰 활약 대표팀에도 보여주길"
황희찬(27·울버햄프턴)의 기세가 무섭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 이래 첫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해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코앞에 두고 대표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허리 부상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다행히 가벼운 근육 경련으로 전해져 가슴을 쓸어내렸다.
황희찬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EPL 19라운드 브렌트퍼드와 원정경기에서 전반 멀티골을 작렬하고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24일 첼시전(2-1 승)에 이어 2연승을 올리며 11위(승점 25)를 유지, 10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종료 직전까지 펄펄 날아다녔다. 1-0으로 앞선 전반 14분 전방 압박을 통해 골키퍼에게 가는 공을 가로채 빈 골대를 갈랐고, 전반 28분엔 문전에서 수비수를 제치는 '접기 기술'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리그 9, 10호 골로 시즌 첫 멀티골 기록이자 2021년 EPL 데뷔 이래 첫 두 자릿수 득점이다. 울버햄프턴 공격수가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건 2019~20시즌 라울 히메네스(풀럼) 이후 무려 4시즌 만이다. 최근 2028년까지 울버햄프턴과 재계약을 체결한 황희찬은 축포를 쏘아 올린 셈이다.
황희찬은 또한 손흥민(31·토트넘)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 EPL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EPL 8시즌 연속 10골 이상 터뜨리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황희찬은 EPL 득점 순위에서 손흥민(11골·공동 4위)에 이어 단독 6위에 올랐다.
하지만 가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황희찬은 전반 추가시간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갑자기 허리를 부여잡고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장리크너 벨레가르드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찬은 이날 주인공이었다. 전반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황희찬은 EPL 사무국이 주는 '맨 오브 더 매치(M0M)'에 선정됐다. 팬들의 투표로 결정되는데 무려 78.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황희찬의 멀티골은 그만큼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번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하는가 하면 패스성공률 77%, 지상, 드리블 경합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닷컴은 황희찬에게 양 팀 통틀어 1위에 해당하는 평점 8.2점을 줬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팀 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부여했다.
황희찬의 활약은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희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큰 부상은 아니다. 괜찮다"며 "다시 골을 넣어 기쁘고, 무엇보다 이겨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게리 오닐 감독도 "단순한 허리 근육 경련이다.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황희찬이 국가대표 경기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난다. 당연히 우리가 생각할 것도 늘었다"고 토로했다.
황희찬은 31일 에버턴전을 마친 뒤 내년 1월 3일께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날 아시안컵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그는 황희찬에 대해 "소속팀에서 매우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것이 대표팀에도 이어져 보여주길 바란다.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번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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