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태영건설 워크아웃, 다음 달 11일 결정... 당국 "영향 제한적"
알림

태영건설 워크아웃, 다음 달 11일 결정... 당국 "영향 제한적"

입력
2023.12.28 18:00
수정
2023.12.28 18:39
6면
0 0

60개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 진행
분양계약자·협력업체 보호 조치
당국 "건설업 전반의 문제 아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내 건설사 도급 순위 16위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차환에 실패하면서 28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상 공동관리절차(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워크아웃)를 신청했다. 채권단은 2주 뒤 워크아웃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점검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및 건설업 전반으로의 위험 전이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시장 다독이기에 나섰다.

다음 달 11일 개시 여부 결정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 그래픽=김문중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 그래픽=김문중 기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내달 11일로 예정된 제1차 협의회에서는 워크아웃 개시 여부와 채권행사 유예 및 기간, 기업 개선 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 진행 등이 논의되거나 결정된다. 앞서 내달 3일에는 태영건설의 경영 상황과 자구 계획, 협의회 안건 등을 설명하고 논의하기 위한 채권자 설명회가 개최된다.

1차 협의회에서 대출액 기준으로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된다. 도급 순위 30위권 내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건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이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최대 4개월간 채권행사가 유예되고, 채권단은 그사이 실사를 통해 PF 사업장 처리 방안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 유동성 조달 방안 등 기업 정상화 계획을 만든다. 내년 상반기 제2차 협의회를 통해 해당 계획이 승인되면 특별약정이 체결되고, 이후 본격적인 기업 개선 계획 이행이 시작된다.

PF 사업장 60개 옥석 가리기

태영건설 참여 PF 사업장 60곳 정리 시나리오. 금융위원회 제공

태영건설 참여 PF 사업장 60곳 정리 시나리오. 금융위원회 제공

정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파장이 금융권이나 건설업권으로 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예정이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과 함께 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당장 태영건설에 대해서는 60개에 달하는 PF 사업장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된다. 사업성과 공사 진행도가 양호한 사업장은 그대로 진행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대주단과 시행사가 협의해 시공사 교체,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 등을 진행한다. 필요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도로 민간 투자자들이 조성한 1조1,000억 원 규모의 'PF 정상화 펀드'가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태영건설에 강력한 추가 자구책을 압박하는 한편 분양 계약자와 협력업체 보호도 즉시 진행한다. 분양 계약자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피해가 없도록 뒷받침한다. 태영건설 매출액 의존도가 높아 피해 발생이 유력한 하도급사는 우선 금융기관 채무를 1년간 상환 유예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워크아웃 자체에는 절대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고랜드 학습 효과, 위기 대비 상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태영건설의 위기가 타 건설사 대비 유난히 높은 부채비율(258%)과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비중(374%) 등 특수 요인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PF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4조5,800억 원에 달하지만, 관련 금융사 총자산의 0.09% 수준이라 금융사 건전성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특히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때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권 상임위원은 "내년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고 거시경제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요즘 국내 금융시장 상황도 좋다"며 "레고랜드 학습 효과로 지난해부터 건설사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해왔기 때문에 위기에 충분히 대비된 상태"라고 부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건설업 전반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과도한 불안으로 정상적인 것까지 불안해지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곽주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