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폭설에 얼어붙은 농산물
과일·채소 1년 전보다 30% 비싸
정부, 공급·할인 대책 동시 추진
12월 내내 이어진 한파와 폭설로 과일, 채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라, 수급 관리에 나선 정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과 상품 10개의 소비자가격은 2만9,672원으로 1년 전(2만1,859원)보다 35.7% 뛰었다. 대표적인 겨울 제철 과일인 감귤(10개 기준)은 4,213원으로 1년 전(3,350원)보다 25.8% 올랐고, 딸기(100g=대략 4개)는 2,604원(한 알에 651원꼴)으로 15.7% 비싸다.
채소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대파 1kg 평균 가격은 5,499원으로 1년 전보다 57.4%, 평년보다는 75.4%나 상승했다. 한 달 전 1,500원을 밑돌았던 애호박 1개 가격은 2,199원대에 형성되고 있고, 깻잎 100g 가격도 3,00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이는 12월 초부터 이어진 한파와 대설 영향이 크다. 깻잎 등 엽채류는 잎이 얇아 한파나 폭염 영향에 취약한데, 한파로 인해 자라는 속도가 더뎌졌고 냉해까지 입은 것이다. 사과는 봄·여름에 비가 많이 와 병해충에 걸렸거나 착색된 경우가 많고, 재배면적이 줄어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15.7% 올라 2021년 4월(17.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사과 등 신선과일 가격이 계속 오름세인 데다, 한파 영향으로 신선채소 가격도 치솟은 탓에 신선식품지수는 14.5%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치솟아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지난해엔 봄철 이상저온 현상을 시작으로 7, 8월 호우·폭염·태풍·우박, 12월 한파·대설 등 기상재해가 예년에 비해 많이 발생했다”며 “품목별 특성에 맞춰 비축·계약 물량을 확보해 공급하고 부족한 물량을 해외에서 도입하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주요 품목의 수급·가격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공급 대책과 할인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설 명절 전까지 계약재배 물량을 최대한 시장에 풀고 가공용으로 활용하던 사과 비정형과(못난이 과일)와 소형과도 출하한다. 수입 과일 할당관세 확대 등을 통해 대체 과일 공급량도 늘린다. 가격이 치솟은 단감·토마토·사과·딸기·감귤 등 과일은 최대 20~30%를 깎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에 포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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