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묘역 참배, 문재인 예방
'이낙연 신당론'에 당 정통성 강조 행보
권양숙 "중심 잡아줘 감사" 李 "단합하겠다"
문희상도 '동주공제' 언급, 단합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날 봉하마을을 찾았다. 당 지도부가 총집결하며 힘을 실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이탈을 막고, 민주당의 적통은 이 대표 본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이 대표는 2일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 대표는 1일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보통 정치라고 하면 정치인들끼리 모여 뭔가 작전을 하고 협의하고 이끌어 나간다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전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 결렬 이후 첫 메시지다. 다만 '이낙연 신당'에 관한 질문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면서 말을 아꼈다.
이어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곧장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를 마치고는 방명록에 ‘깨어있는 시민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를 갖추며 당대표의 정통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후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떡국 식사 자리에는 민주당 지도부와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 노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와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함께했다. 권 여사는 이 대표에게 “항상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 줘서 고맙다”면서 “거목으로 자랄 때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어디 있겠느냐. 고통스러운 과정을 통해 단련되고 지혜가 생길 것”이라며 덕담을 건넸다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더 노력해 다가오는 선거를 잘 준비하겠다. 더 단합하겠다”며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당의 원로들은 분열을 우려하며 단합을 당부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문희상 상임고문은 새해 덕담으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언급하면서 "같은 배를 탄 사람은 서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교토삼굴’(狡兎三窟·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을 거론해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비한 ‘플랜 B’를 주문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세균 전 총리도 봉하마을 식사 자리에서 “지도부가 단합해서 잘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전 총리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 있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선거가 잘 될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처신해야 할 것”이라며 “제 입장에서 대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기탄없이 했고,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대표의 몫”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해 4월 총선의 또 다른 승부처인 부산 민심 잡기에 나선다. 이어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한다. 권 수석대변인은 “최근 엑스포 문제로 부산 시민의 실망이 큰 만큼 위로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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