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공청회 먼저
의대 정원은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로 가닥
지난해 하반기부터 초미의 사회적 관심사였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가 이달 중순 확정·발표된다. 정부 내부적으로 '숫자'는 정해졌지만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 이후로 발표 시기를 미룬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법안, 의사 단체의 반발은 여전히 변수로 남았다.
드디어 '뚜껑' 열리는 의대 증원
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25학년도부터 반영되는 의대 신입생 정원 확대 규모는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공청회를 열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나선다. 정책 패키지에는 그간 단편적으로 공개된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방안, '오픈런'이 벌어지는 소아과 등 수가 인상 및 전공의(레지던트) 수당 확대 등이 담긴다.
늘어나는 의대 정원은 공청회가 아닌 윤석열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 이후 별도로 발표 예정이다. 신년 업무보고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셋째 주 후반이나 넷째 주 초반이 유력하다. 복지부 관계자도 "월말까지 미루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의대 정원 확대는 숫자의 문제일 뿐 방향은 진작에 확정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의대 증원을 공식화했고, 지난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도 "의사 정원 확대와 의료사고 처리시스템 합리화, 공정한 보상 체계 확립 등을 포함한 큰 틀의 방향은 마련됐다"고 했다.
국민적 여론도 압도적이다. 보건의료노조의 지난해 11월 설문조사에서는 82.7%가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복지부가 전국 의대 40개를 대상으로 연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정원 확대 여력은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신입생 정원 3,058명의 2배 가까이 된다.
올해 상반기 레지던트 전기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26.2%)와 산부인과(63.4%) 충원율은 전체 충원율(83.2%)에 한참 못 미쳤고 이른바 빅5 병원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필수의료 공백 우려가 나날이 커지는 상황이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024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공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해 필수 지역의료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협 지속적 반대 속 의사들은 이해관계 따라 입장 갈려
정부 의지는 확고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대 증원만으로는 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대 증원은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갈리는 분위기다. 개원의 위주인 의협은 소위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 태세지만 당장 레지던트 수급이 시급한 대형병원 등의 교수들은 정원 확대에 우호적인 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0일 독자적으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결한 것도 변수다. 두 법안이 시행되면 의대 증원도 재논의가 불가피해 본회의에서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의협은 두 제도에 대해 민주당에 유감을 표했고, 조 장관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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