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기소
"공익법인에 측근 앉혀 자금 창구 활용"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봉투 살포를 최종 승인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등을 검찰이 확보했다. 또 앞선 2018년 당대표 경선에서 낙마했던 송 전 대표가 '당선을 위해선 물밑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익법인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를 불법 정치자금 창구로 삼았다고 검찰은 결론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송 전 대표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총 6,650만 원이 든 돈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 및 지역본부장 등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는 경선캠프에 유입된 거액의 '부외 선거자금'을 보고받아 인식하고 있었고, 매표를 위한 금품 살포를 최종 승인했다"고 못 박았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경선캠프 운영 과정에서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를 통해 실질적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이를 지역본부장 및 국회의원들에게 건넸다"면서 "관련자 진술뿐아니라 송 전 대표에게 보고된 보고서, 문자메시지, 휴대폰 메모, 일정표 등 물증을 통해 송 전 대표와 박씨의 공모관계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송 전 대표가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먹사연을 통해 총 7억6,3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결론 내렸다. 먹사연은 본래 공익법인이었지만, 송 전 대표가 자신의 당대표 경선에 활용할 목적으로 측근들을 소장과 자금 담당자에 앉히는 등 사적 외곽조직으로 변질시킨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후 그는 먹사연의 후원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게 증가한 먹사연 후원금 대부분은 송 전 대표를 위한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과거 당대표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던 송 전 대표는 그 패인을 지원 세력 부족으로 보고, 지원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먹사연을 사적 외곽조직으로 변질시켰다"며 "기부자들의 현안 문제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공약에 포함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을 통해 여수에서 폐기물업체를 운영하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받은 3억500만 원 가운데 4,000만 원은 소각시설 허가신청이라는 사업 현안 청탁 명목으로 받은 금품으로 보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의 진상은 정경유착과 금권선거 범행"이라며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국회의원 교부용으로 제공된 돈봉투 20개(6,000만 원)의 구체적 사용처 등 추가 수사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전날 돈봉투 수수 및 살포에 관여한 혐의로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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