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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에서 대접 못 받는 한국 기업들

입력
2024.01.06 05: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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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진
최연진IT전문기자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 회장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개막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 회장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개막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 일정으로 9일 개막한다. CES는 전 세계 디지털 기업이 최신 기술과 서비스, 제품들을 갖고 나와 선보이는 자리여서 한 해의 정보기술(IT)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 행사다. 요즘은 IT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 의료, 농업,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총출동해 사실상 산업 전체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중요 행사인 CES가 올해 화두로 인공지능(AI)과 함께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례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CES의 화두로 AI를 꼽는 한편, 한국을 CES의 중요 국가로 지목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은 수년째 CES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기업이 참가하는 국가가 됐다. 올해도 5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CES에 참가한다. 그만큼 CTA 입장에서 한국은 CES의 중요 고객이다.

한국의 CES 사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간에도 줄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기업들이 행사 참가를 줄줄이 취소하면서 처음 인터넷으로 열린 CES 2021에서도 한국 기업은 345개 사가 참여해 전년 390개 사에서 크게 줄지 않았다. 그때도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참가 기업이 많았다.

특히 그 중심에 한국의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있다. 올해 CES에 참가하는 500개 한국 기업 가운데 300개 이상이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292개보다 더 늘었다. 이들은 AI부터 이동수단, 디지털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 참가한다. CTA가 수여하는 CES 혁신상도 올해 20% 이상을 한국 기업들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CES에서도 한국 스타트업들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 샤피로 CTA 회장은 "지난해에만 200개 이상의 한국 기업들이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며 그 배경으로 "한국은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참가사를 CES에 보내고 1만5,000개의 스타트업들이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CTA가 한국 기업을 그만큼 대우하는지는 의문이다. CES가 끝나고 나면 여기저기에서 참가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온다. 원활하지 않은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접속부터 부대시설 지원 부족 등의 문제가 매년 되풀이된다. 시연 도중 인터넷 접속이 끊겨 낭패를 봤다는 기업부터 현지에서 기사 전송에 애를 먹는 기자들이 흔하다.

CES 참가는 공짜가 아니다. 비싼 전시장 임대료부터 입장료, 여기에 항공비와 고가의 호텔 숙박비까지 포함하면 1인당 수천만 원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이 값에 어울리는 지원도 필요하다. 1, 2년 해 본 행사도 아닌데 똑같은 문제가 매년 되풀이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물론 전 세계 기업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기회는 분명 CES가 갖고 있는 매력이다. 이런 CES의 매력을 조금만 신경 쓰면 해소할 수 있는 문제들 때문에 갉아먹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CTA가 한국을 돈 많이 쓰는 봉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샤피로 회장의 말대로 중요한 핵심 동맹국으로 생각한다면 그에 어울리는 대우로 증명해야 한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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