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野 탈당' 이상민과 비공개 오찬 회동
이상민 의원, 이르면 내일 입당 결정할 수도
"與가 野보다 진보적"... 민주당 성토도 나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을 만나 "저희와 함께 해달라"며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이 의원은 이에 "뜻이 상당히 의기투합했고, 숙고할 것"이라며 여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위원장과 이 의원은 6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 오찬 회동을 마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번 만남은 최근 중도 외연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한 위원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고 한다.
이날 회동의 최대 화두는 단연 이 의원의 거취 문제였다. 민주당 내부에서 대표적인 '비이재명계' 인사로 꼽혔던 이 의원은 지난달 3일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된 민주당은 고쳐쓰기 힘들다"며 전격 탈당했는데, 현재까지 확실한 거취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의원은 이날 회동 시작 전에도 '국민의힘 입당 결심을 굳혔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은 말씀을 들어보고, 판단은 일단 숙고 중인 상황"이라며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식당 테이블에서 이 의원을 마주한 한 위원장은 "제가 정말 뵙고 싶었다"고 인사했고, 이 의원은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모두 정답을 찾겠다라는 말씀은 진짜 정치권에 주는 큰 울림"이라고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 시작됐다. 오찬은 두 사람 외 별도 배석자 없이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오찬 후 이 의원의 휠체어를 직접 밀면서 식당을 나선 한 위원장은 "제가 정치를 한 지 얼마 안 됐다. 5선의 관록이 있으신 대한민국의 대표 정치인께 여러 경험과 어떤 방향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 의원의 입당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당사자를 앞에 두고 그런 말씀하시면…"이라며 말 끝을 흐리다 이내 "제가 저희와 함께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드렸다"며 입당을 공식 요청한 사실을 밝혔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 만남 전과 비교해 결심에 조금 더 뜻이 생겼냐'는 질문에 "중요한 질문이지만 지금 얘기하면 안 되니 좀 숙고해서 말씀드리겠다"면서도 "오늘 상당 부분 위원장과 뜻이 의기투합하는 부분이 있었다. 한 위원장의 그런 뜻에 저도 절로 힘도 생기고 그랬다"고 답했다. 입당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놓은 답변으로 해석되는 만큼, 이번 만남을 계기로 향후 이 의원의 국민의힘 합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이 의원은 이르면 내일 입당을 결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어려운 시기에 가서 역할을 하게 된다면, 나의 역할의 공간이 있으니 보람이 있을 것"이라며 "내일이라도 결론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동에선 이 의원이 몸 담고 있던 민주당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진보라고 할 수 있냐"고 말했고, 한 위원장은 "우리당이 보수고 우파지만, 과거의 민주당과는 달리 지금의 민주당보다는 더 진보적"이라고 맞장구쳤다. 한 위원장이 "보수 우파 정당의 핵심은 동료 시민에 대한 책임감인데, 우리 정책이 민주당 정책보다 훨씬 더 책임감을 갖고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고 묻자 이 의원은 "예"라고 답하며 너털웃음을 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