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이번 주 후반 용서 구할 것"
이재명 피습으로 당 상황 걸림돌
문재인 '야권 통합' 발언도 부담 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고향인 광주를 찾아 탈당과 신당 창당 시점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11일 탈당계를 낼 예정이지만, 이재명 대표 피습 국면이 진행형인 데다 기반이 될 호남 민심도 시큰둥해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승부수가 동력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탈당과 관련한 질문에 "짐작으로는 이번 주 후반에 제가 (당원과 지지자에게)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압축적으로 (창당 관련)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방문 이후 전남 영광의 선친 묘소를 찾았다. 앞서 이 전 대표는 탈당 전 민주당원에게 사과가 먼저라고 밝혔는데, 그에 앞서 5·18민주묘지와 선친 묘를 찾아 마지막 결심을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는 복잡한 심경을 반영하듯, 5·18민주묘지 참배 때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탈당 및 신당 창당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이 전 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이 대표 피습으로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당 내부 분위기부터 이 전 대표에게 걸림돌이다. 이 대표의 사퇴와 통합비대위 요구가 탈당의 핵심 명분인데, 병상에 있는 이 대표를 비판하면서 탈당을 선언하는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지금 시점에서 야권 분열은 김대중·민주당 정신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문재인 전 대통령 발언을 끌고 와 이 전 대표를 비판했다. 전날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젊은 당신들이 나서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면서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역 의원 중 우군이 될 가능성이 컸던 이상민 무소속 의원도 국민의힘 입당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하면서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이 대표가 대표직 사퇴 등 결단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생각 중인 정치적 행보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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