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계기는 해병대원 사망사건"
한동훈 체포동의안 포기 비판
당 문제 대통령실 책임질 부분 많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지금의 국민의힘은 민주적 정당이 아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며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거론한 김 의원은 정부 여당의 국정방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불출마 선언의) 결정적 계기는 해병대원 사망 사건 이후 수사단장에게 가해졌던 행태들 때문"이라며 "억울하게 죽어간 병사와 그 죽음을 밝히려고 했던 수사단장에 대해 항명이라고 얘기하고, 당에선 항명이 맞다는 식으로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의 질서를 위해 개인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게 우경화의 주요 특징"이라며 "우리 당이 절대 보여선 안 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체포동의안 포기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 포기는 한 위원장의 취임 일성으로 김 의원은 "고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잡겠다고, 헌법상 제도를 우습게 여기는 건 결단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출마는 공천권을 갖고 국회의원과 정당에 대해 개입하는 것에 단호하게 거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치적 행동"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우리 당의 비상사태 문제나 전체적인 지지도가 떨어진 부분 등 용산 대통령실이 책임져야 할 지점이 꽤 많다"며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을 올렸으면, 정말 대통령을 밟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힘을 부여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당과 대통령실을 향한 비판을 불출마 명분으로 내세운 김 의원이지만, 탈당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고향을 부정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정치적 고향을 함부로 버릴 순 없다"면서도 "당이 더 우경화된다면 남아있기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여지를 뒀다.
친윤석열계 3선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에 이어 비윤석열계 초선 김웅(서울 송파갑)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내부에서는 공천을 앞두고 인적 물갈이를 위한 정지작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검사 출신으로 '검사내전' 저자인 김 의원은 지난 2020년 유승민 전 의원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됐다.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도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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