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890억 원 태영건설에 전달
TY홀딩스 등 오너 지분 매각 거론
태영건설의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되살아났다. 태영그룹이 기존 자구안 관련 채권단 요구 사항을 모두 이행하기로 한 데 이어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 추가 자구안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태영그룹 지주사 TY홀딩스는 8일 오전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윤세영 창업회장의 딸 윤재연씨가 보유한 매각 대금 일부에 TY홀딩스 자금 등을 더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TY홀딩스는 블루원 담보 제공 및 매각, 에코비트 매각, 평택싸이로 담보 제공 등 나머지 자구안 역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성실히 이행할 것을 재확인했다. 정부가 태영건설의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영그룹이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법정관리 검토 소식에 백기
그간 채권단과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일부인 890억 원을 태영건설이 아닌 TY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 상환에 쓴 것을 두고 대립해 왔다. 채권단은 총수 일가의 경영권 방어 조치라고 날을 세운 반면,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 대신 갚아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늦어도 이날 오전까지 자구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부결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더불어 대주주의 사재 출연 등 추가 자구안도 요구했다. 태영그룹이 4일 밝힌 사재 출연 484억 원 중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과 중복된 금액을 빼면 실질적인 사재 출연액이 68억 원에 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추가 자구안 내용을 두고 태영그룹은 산은과 협상 중이다. 이미 주요 자회사 매각을 워크아웃 전제 조건으로 이행하기로 한 만큼 태영그룹 입장에선 TY홀딩스나 SBS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SBS의 경우 방송법상 대기업 지분 제한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 등 제약이 있는 만큼 사주 일가의 TY홀딩스 지분을 내놓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민 회장 등 사주 일가의 TY홀딩스 지분은 약 33.7%다. TY홀딩스는 이날 채권단에 "태영건설이 무사히 워크아웃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11일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
사재 출연까지 더해지면 11일 1차 채권단 협의회에서 채권자 75%(신용 공여액 기준) 이상의 동의를 얻어 워크아웃이 개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태영 측의 실효성 있는 자구 노력 의지가 확인될 경우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해달라"고 채권단에 당부했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태영건설에 대한 채권 행사는 최대 4개월간 유예된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를 거친 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 △재무구조 개선 방안 △유동성 조달 방안 등을 담은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하고 추후 이행을 점검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