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위, 'ETF 승인' 30분 만에 부인
비트코인 급등락 혼선...X 계정 해킹 탓
10일 승인 여부 결정...업계 "승인 기대"
미국 증권 당국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가짜뉴스'로 한때 홍역을 치렀다. ETF 승인 여부 결정 시한을 하루 앞둔 당국은 소셜미디어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며 이를 부인했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에 큰 혼란이 벌어졌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엑스(X) 계정에 "미국 내 모든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의 상장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디지털 자산 투자로의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논평까지 달려 사실로 오인한 곳이 많았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도 X 글을 토대로 해당 소식을 긴급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곧 허위 정보로 밝혀졌다. SEC는 30분 만에 "SEC의 X 계정이 해킹당했다"며 "SEC는 비트코인의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도 자신의 X 계정에 같은 내용을 올렸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됐다'는 게시물은 이내 삭제됐고, X 측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짧은 시간 시장은 요동쳤다. '가짜뉴스' 보도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인 4만7,9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SEC가 사실을 바로잡자 이내 3%가량 급락하며 4만5,500달러에 거래됐다고 CNBC는 전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 곡선을 그려 왔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 관련 상품은 곧바로 미 증시에 상장된다. 투자자들로선 증권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되고, 가상화폐가 사실상 공식 금융자산 지위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도 현물 ETF가 승인되면 기관투자자 자금 등이 대거 유입돼 비트코인 가치가 더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SEC 승인 여부 결정 시한은 10일이다. CNBC에 따르면 현재 블랙록, 그레이스케일, 아크인베스트먼트 등 13개 자산운용사가 SEC의 승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선 SEC가 특혜 시비를 없애기 위해 이날 여러 ETF를 동시에 승인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제이 클레이턴 전 SEC 위원장도 8일 CNBC 방송에 나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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