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까지 자바섬 북부로 건설 확대
"미봉책 불과, 지하수 추출이 더 문제"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도 자카르타 해안에 거대한 방벽을 세운다. 무분별한 지하수 추출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지반이 빠르게 가라앉자 물리적 방법으로 해수 침입을 줄여보겠다는 계획이다.
11일 베나르뉴스와 자카르타글로브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전날 자카르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대규모 방파제 건설을 자바섬 북부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 중인 프로젝트는 총 3단계다. 우선 2014년 시작된 해안 제방 완료가 목표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제방 46㎞ 건설을 목표로 삼았는데, 건설과 중단을 거듭해 현재까지는 13㎞만 세워졌다. 이후 2030년까지 120㎞ 길이 제방을 건설하고, 2040년까지 자카르타 동쪽과 서쪽으로도 방파제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 2단계 공사에만 164조1,000억 루피아(약 13조9,000억 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단계에서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한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는 인구 1,000만 명이 살고 있는 자카르타의 지반 침하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다. 도시가 급격히 확장하는 과정에 빌딩이 밀집하면서 지반에 엄청난 하중이 가해졌고 전체 산업용 용수의 30% 이상을 지하수로 충당하면서 지하 암반이 내려앉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피해까지 겹치면서 자카르타가 있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북부 해안가 지반은 급속도로 내려앉고 있다. 하르타르토 장관은 “자카르타는 연간 최대 25㎝씩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며 “이 같은 속도라면 2050년까지 자카르타의 3분의 1이 물속에 잠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카르타 수몰 우려에 인도네시아는 천도 계획까지 내놓은 상태다. 현재 자바섬 북부 칼리만탄(보르네오)섬 누산타라에서 신수도 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다만 이와 별개로 대규모 방조제 건설을 통해 자카르타가 직면한 위기를 막아보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공사의 완전한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환경단체들은 엄청난 길이의 제방으로 수질오염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근본적인 침수 개선 방안이 아닌 눈앞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미봉책만 꺼내 들고 있다는 지적도 비등하다.
인도네시아 루작 도시연구센터 엘리자 수타누자자 전무는 막대한 양의 지하수 추출이 가장 큰 이유라고 꼬집으며 “정부는 (지반) 침하를 멈추는 방법에 대해선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코 위도도 현 행정부 임기가 올해 10월로 끝나는 상황에서, 10년 뒤를 바라보는 대규모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사업 계획이 지속가능할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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