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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연초부터 법정 공방 ‘가시밭길’…출판계-언론계 ‘정조준’

입력
2024.01.13 14:00
수정
2024.03.28 16:17
0 0

뉴욕 연방 법원에만 3건의 저작권 소송
17명 베스트셀러 작가와 뉴욕타임스 가세
야심작인 ‘GPT스토어’ 오픈, 내실 다지기도
[아로마스픽(76)]1.8~12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로 유명한 오픈AI는 연초부터 출판계와 언론계 등으로부터 법정 소송에 휘말리면서 가시밭길로 들어설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로 유명한 오픈AI는 연초부터 출판계와 언론계 등으로부터 법정 소송에 휘말리면서 가시밭길로 들어설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른 사람의 지식재산에 기반해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대를 사실상 절도범으로 규정했다. 현재 진행 중인 법정 공방을 고려한 여론전도 염두에 둔 모양새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전에 착수한 논픽션 작가들의 법률 대리인인 저스틴 넬슨 변호사의 주장이다. 지난 9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는 “오픈AI의 주장은 인터넷에 게시된 상태에선 다른 사람의 지식 재산에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저격했다.

연초부터 오픈AI를 둘러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출판계와 언론계가 잇따라 오픈AI와 법정 대치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경우에 따라선 오픈AI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미국 뉴욕 연방법원엔 기존 출판물을 학습에 활용한 챗GPT 챗봇과 관련, 3건의 저작권 침해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오픈AI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소송 대상에 포함됐다.

거물급 출판계와 유력 언론사, 오픈AI ‘정조준’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자사 출판물 저작권이 침해당했다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전에 돌입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자사 출판물 저작권이 침해당했다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전에 돌입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픈AI의 고민은 상대방의 중량감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장, 오픈AI와 날 선 대립각을 세우고 나선 대상들이 예사롭지 않다. 우선 드라마 ‘왕좌의 게임’ 원작자인 조지 R.R. 마틴과 존 그리샴 등 베스트셀러 작가 17명은 지난해 9월, 오픈AI와 MS가 GPT 언어모델 훈련 과정에서 자신들의 창작물을 무단 사용했다면서 집단 소송에 가세했다. 이어 퓰리처상을 수상한 테일러 브랜치와 스테이시 시프, 영화화된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전기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의 공동 저자인 카이 버드 등 논픽션 작가 11명도 지난해 소송전에 합류했다.

언론계에선 NYT가 오픈AI와 첨예하게 대치 중이다. 오픈AI에선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자료를 사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은 오랫동안 널리 쓰인 판례로 뒷받침되는 공정 이용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정 이용은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적 개념이다. AI 업계는 인터넷 공간에서 구할 수 있는 출판물은 공정 이용 조항에 따라 AI 훈련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NYT 측의 생각은 다르다. "오픈AI와 MS는 허가나 대가 지불 없이 대체품을 만들려고 저널리즘을 위한 신문사의 투자에서 이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도 공정 이용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치면서다. 최근까지만 해도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 앉았던 NYT와 오픈AI 측은 전략을 선회, 법정 공방에 착수한 상황이다.

유럽연합 등에선 오픈AI와 MS 제휴 관계 의심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에 참석한 사티아 나델라(오른쪽)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CEO와 함께 무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에 참석한 사티아 나델라(오른쪽)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CEO와 함께 무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오픈AI에 위험요소는 또 다른 곳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끈끈한 MS와 오픈AI의 전략적 관계에 갈수록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곳이 있어서다. 진원지는 9일 MS의 오픈AI 투자에 대한 반독점법 조사 가능성을 내비친 유럽연합(EU)이다. EU 경쟁총국은 이날 “오픈AI에 대한 MS의 투자를 EU 기업결합 규정에 근거해 재검토할 수 있는지 확인 중이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MS와 오픈AI 관계에 대해 EU가 “상황 전개를 면밀하게 주시 중이다”고 알려졌던 단계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행보다. EU 경쟁총국은 특히 "대규모 디지털 시장 참여업체와 생성형 AI 개발·제공업체 간 합의가 시장 역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중이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조사 대상 업체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오픈AI엔 부정적인 흐름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MS 측은 EU의 움직임에 대해 “오픈AI와 4년간의 파트너십이 양사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AI 혁신과 경쟁을 촉진했다"고 강조했지만 결과를 낙관하긴 어려운 형편이다. 이와 관련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디지털·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기업 및 전문가들에게 관련 산업에서 인지되는 경쟁 이슈를 우리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AI 관련 파트너십이 시장을 왜곡하지 않도록 모니터링도 면밀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영국경쟁시장청 또한 지난달 초 MS와 오픈AI의 투자 협력 관계를 합병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예비 자료 수집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대내적으론 ‘GPT스토어’ 출시 등으로 내실 다지기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GPT스토어(유료 월 20달러, 약 2만6,000원)’를 공개했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GPT스토어(유료 월 20달러, 약 2만6,000원)’를 공개했다.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대외적으론 녹록한 환경이 아니지만 오픈AI에선 야심작 출시로 분위기 전환에도 나섰다. 10일 NYT에 따르면 오픈AI가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GPT스토어'를 공개했다. AI판 온라인장터(앱스토어)가 열린 셈이다. GPT스토어는 애플이나 구글의 앱스토어처럼 각 기업이나 개인이 GPT 기반으로 개발된 맞춤형 응용소프트웨어(앱)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오픈AI 측에선 GPT스토어가 그동안 AI 기반의 맞춤형 앱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이나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일단 오픈AI는 GPT스토어 출범과 더불어 초중고 학생들에게 수학이나 과학 과목을 가르쳐주는 앱과 개인별 산책 및 등반 코스 추천용 앱 등을 사용자들에게 추천했다. GPT스토어 사용료는 월 20달러(약 2만6,000원)다.

오픈AI는 GPT스토어를 지난해 11월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해임 사태 여파로 연기했다. 이와 함께 오픈AI는 챗GPT 사용자의 정보가 AI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보안을 강화한 '챗GPT 팀'이라는 서비스를 공개했다. 챗GPT팀 구독료는 월 25~30달러(약 3만3,000~3만9,000원)로 책정됐다.

한편, 1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인 MS는 미국 뉴욕 증시에서 터줏대감인 애플을 제치고 장중 한 때 시가총액 1위까지 터치했다. 이날 오전 뉴욕 증시에서 MS의 주가는 생성형 AI 개발사인 오픈AI의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 2조8,700억 달러(약 3,781조 원)에 달하면서 하락세였던 애플을 따돌렸다. 잠시동안이었지만 MS의 뉴욕 증시 1위 복귀는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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