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HI★초점] 소개팅 예능 된 '신랑수업', 정체성은 어디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HI★초점] 소개팅 예능 된 '신랑수업', 정체성은 어디로

입력
2024.01.16 16:30
0 0

'신랑수업', 잇따른 소개팅 에피소드에 정체성 '흔들'
지속적인 출연진 소개팅·썸 이야기, 소개팅 예능화...방향성 찾아야

'신랑수업'에서 소개팅 과정을 공개한 김동완과 서윤아. 채널A 제공

'신랑수업'에서 소개팅 과정을 공개한 김동완과 서윤아. 채널A 제공

취지는 '신랑 수업'인데, 현실은 '우리 결혼했어요'나 '연애의 맛'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이하 '신랑수업')이 출연진의 소개팅 스토리를 앞세워 화제성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기존 취지와는 사뭇 달리 잇따라 소개팅, 썸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중점적으로 조명하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첫 방송을 시작한 '신랑수업'은 대한민국 대표 완벽남들이자 '워너비 신랑감'인 출연진들이 '신랑수업'을 받으며 멋진 남자,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리얼 관찰 예능이라는 콘셉트로 출발했다. 실제로 방송 초반 '신랑수업'은 이승철 김찬우 김준수 영탁을 고정 출연진으로 섭외, '결혼하고 싶은 남자' '일이 바빠 아직 결혼하지 못한 남자' '결혼이 막연하게 느껴지는 남자' '결혼을 했지만 인생이 아직도 어려운 남자' 등 결혼을 매개로 한 남자 연예인들의 현실 일상을 공개하며 공감대를 겨냥했다.

'신랑수업'이 처음으로 '소개팅' 에피소드를 다룬 건 지난 같은 해 5월이었다. 당시 방송에서는 전 스케이트 선수 모태범이 지인의 소개로 발레리나 임사랑과 소개팅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모태범과 임사랑의 리얼한 소개팅 현장과 이후 썸, 연애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특히 모태범과 임사랑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 소개팅, 썸을 거쳐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성은 더욱 높아졌다.

모태범의 소개팅 이야기가 '신랑수업'의 중심에 서면서 회차를 거듭하며 잠시 주춤했던 시청률도 다시금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이를 기점으로 '신랑수업'에서는 출연진들의 공개 소개팅, 썸 이야기가 메인으로 자리잡았다. 박태환은 접영 선수이자 10년 지기 여사친인 안세현의 만남에서 '썸'을 연상케하는 달달한 모습을 선보였고, 김용준은 아이스하키 감독 안근영과 소개팅을 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그 사이 뜬금 없이 남성 출연자가 아닌 신봉선과 썸남의 데이트 현장이 여러 주에 걸쳐 방송되기도 했다.

화제성과 시청률 견인을 위한 '치트키'는 곧 출연진의 소개팅, 썸 이야기라고 판단한 것일까. 잇따라 이어지던 핑크빛 에피소드는 어느새 '신랑수업'의 메인 스토리가 된 듯한 모습이다. 최근에는 신성과 박소영, 김동완 서윤아의 소개팅 이후 이야기가 '신랑수업'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사이사이 다른 남성 출연자들의 결혼관, 일상에 대한 에피소드도 다뤄지지만 이는 곁가지 수준이다.

이쯤 되니, '신랑수업'이 추구하는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무엇인지 모호해진 느낌이다. 모태범 임사랑의 소개팅·열애 에피소드는 과거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상형과 썸을 타고 연애를 하는 모습을 그렸던 TV조선 '연애의 맛'을, 신성·박소영과 김동완·서윤아의 모습은 연예인들의 가상 연애를 선보였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신랑수업' 측에서 꾀했던 미혼 남성 연예인들의 '멋진 남자, 좋은 어른'으로의 성장사가 결국 이들의 썸, 열애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신랑수업'이 지향하는 방향성은 무엇일까. 일부를 제외하면 결과조차 애매한 썸이나 열애 이야기는 '보여주기식' 가상 연애에 지나지 않는다. 화제성이나 시청률을 쫓기 보다는 프로그램만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립해야 할 때다.

홍혜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