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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현대건설의 미래 키워드는 원전·신재생 에너지

입력
2024.01.18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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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준 사장 "미래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
원자력 밸류체인 구축, 탄소중립에도 성과
건설사 넘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사옥에서 현대건설 윤영준(왼쪽) 사장과 RWE 스벤 우테르묄렌 CEO가 해상풍력발전 및 그린수소사업 공동개발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사옥에서 현대건설 윤영준(왼쪽) 사장과 RWE 스벤 우테르묄렌 CEO가 해상풍력발전 및 그린수소사업 공동개발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작년 말 현대건설에 낭보가 전해졌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2023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DJSI World' 지수에 편입됐다는 내용이었다.

DJSI는 세계 최대 금융정보 제공기관인 미국 '다우존스'와 '로베코샘(RobecoSAM)'이 공동개발한 지속가능 투자지수다. 특히 DJSI World 지수는 전 세계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2,500개 기업 중 최근 글로벌 화두인 환경(E)·사회(S)·지배구조(G) 평가 상위 10% 기업에만 주어진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4년 연속 이 지수에 포함되는 건 물론 지수에 편입된 건설·엔지니어링 기업 중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비결은 뭘까. 지난해 7월 현대건설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EU 택소노미 기준에 기반한 녹색매출(지속가능제품)을 공개했다. 국내 상장 건설사 중 처음으로 '2045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 이어 해상풍력, 수소플랜트, 탄소포집 등 신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친환경 행보가 ESG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원전 기술 강자…"영향력 세계로 확대"

현대건설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지만 고품질 집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기존 수주·건설 중심의 사업 구조로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윤영준 사장도 신년사에서 "대형원전·소형모듈원전(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CCUS(탄소포집·활용·저장)와 같은 미래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뉴에너지 사업의 안정적 수행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 이를 위한 채비도 마쳤다.

현대건설은 올해 원전 분야에서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진 데다 탄소 중립 수단으로 원전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어서다. 윤석열 정부 역시 이런 이유로 원전을 강조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원전·천연가스를 '녹색 에너지'로 포함시켜 원전 사업성이 커졌다.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사와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SMR)이 설치된 모습을 형상화한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사와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SMR)이 설치된 모습을 형상화한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국내 최다 원전 건설', '해외 첫 원전 수출'이란 꼬리표가 달릴 만큼 원전 기술 강자다. 최근 3조1,000억 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주설비공사 수주를 따내 다시 한번 절대 우위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사업 입찰 땐 국내 원전 건설 최초로 공사 수행 능력과 시공 계획·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종합심사낙찰제'가 적용됐는데, 현대건설은 경쟁사 대비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지만 기술 분야에서 높은 배점을 얻었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 외에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SMR, 원전 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 생애주기에 걸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차세대 원전기업인 홀텍사와 협력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에 착수하고 15개 이상 국가에 공동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원전사업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또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지사를 세워 동유럽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도 마련할 예정이다.

"층간소음 제로 목표로 연구"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현대건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기후위기에 대응해 탄소중립 경영을 적극 추진 중인 현대건설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영역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태양광, 해상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짓는 데만 그치지 않고 초기 사업개발부터 운영까지 에너지 사업 밸류체인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이미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시공·운영을 맡아 프로젝트 전반을 주도하며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 사업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 'RWE'와 차세대 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도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RWE는 1898년 독일에서 설립된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풍력, 수력, 태양열, 바이오매스 등 다수의 발전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204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500억 유로(약 70조 원) 이상을 전 세계 재생에너지와 관련 기술개발에 투자 중이다. RWE와의 협력을 계기로 현대건설은 그린수소 분야 등에서 사업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와 CCUS 분야도 집중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플랜트 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될 거란 판단에서다.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의 기본설계와 제주 12.5메가와트(MW) 그린수소 생산 실증 개념설계 등을 통해 수소 플랜트 설계 역량을 확보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CCUS 원기술 역량을 강화해 국내외 CCUS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미래형 건강주택을 구현하는 데도 역량을 쏟고 있다. 최근엔 층간소음 연구 등을 위한 'H 사일런트(Silent) 랩'을 본격 가동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현장 적용 가능한 층간소음 저감 1등급 기술을 확보, 층간소음 제로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 중이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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