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수출입물가가 두 달 연속 나란히 내렸다. 미국과 영국이 친(親)이란 예멘 반군 조직인 후티 군사시설을 공습하는 등 중동 확전 우려가 커졌지만, 아직 물가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한국은행은 파악했다.
16일 한은이 발표한 ‘2023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7% 하락한 132.46(2015년=100)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른 뒤 11월(-4.4%) 하락 전환해 두 달째 내림세다.
광산품(-5.2%)을 중심으로 원재료가 한 달 사이 4.6% 하락했고, 화학제품(-1.2%)과 석탄 및 석유제품(-1.4%) 등 중간재도 0.4% 내렸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11월 배럴당 83.55달러에서 12월 77.33달러로 7.4% 추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홍해를 둘러싼 긴장 고조 여파를 묻는 질문에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지금 홍해 문제가 수출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수출물가지수는 115.07로 11월(116.16)보다 0.9% 하락했다. 유가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11월 1,310.39원에서 지난달 1,303.98원으로 0.5% 내린 점도 수출 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 농림수산품은 1.7% 올랐으나, 공산품이 0.9% 떨어졌다.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8%)는 올랐는데, 석유류가 전체 공산품 가격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8.2%, 수출물가지수는 7.9% 내렸다. 이 중 수출물가지수 하락률은 2006년(-8.2%) 이후 가장 컸다. 유 팀장은 “최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년 대비로는 17.5%정도 떨어졌고, 국제유가가 15% 가까이 하락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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