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8일 “세금과 관련된 정책은 대규모 세수 축소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연일 선심성 감세 정책을 내놓은 것에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정밀한 세제 개편으로 세수 감소는 최소화하면서 감세의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이지만, 구체적 방안은 아직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각 세금 중에서 경제적 왜곡 현상이 심하면서 (폐지하더라도) 세수 감소가 적은 부분을 발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실장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있었던 불합리한 요소들을 최대한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는 것”이라며 “규제도 무조건 다 없앤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 생활에 불편을 주거나 높은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는 쪽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들어 업무보고의 새로운 형식으로 ‘민생 토론회’를 진행하며 △다주택 중과세 완화 △증권거래세 인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등을 제시해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세법 감세안을 내놓으며 정책을 남발한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구상대로라면 금투세가 폐지로만 연간 1조5,000억 원의 국세가 줄어들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증권거래세를 내년 0.15% 수준으로 낮추면 2027년까지 10조 원이 넘는 세입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대통령실은 금융과 관련한 감세 정책들은 장기적으로 세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금융과 관련한 감세의 경우) 증권시장에 추가적인 유입 자금이나 추가적인 가치가 올라가는 부분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실제 세수 감소 효과는 적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 양도소득, 배당에 각각의 세금을 매기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세금만을 감세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상속세 완화 방침에 대해서는 "정책 준비 단계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성 실장은 “전체적인 다중 과세적 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상속세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속세는 국민들이 합의해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논의될 수밖에 없다”며 “일방적으로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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