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그제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 김종민·조응천·정태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류호정 전 의원 등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개혁신당을 포함한 제3지대 빅텐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3지대 세력 간 통합 내지 연대 논의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 모습이다.
제3지대 움직임은 현 정치권에 대한 실망에서 기인한다. 정치 양극화로 인해 상대 정파와 더 나은 정책 마련을 위해 토론하기보다 상대를 악마화하며 집권을 막는 데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불과 80일 남겨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비판에 열중한 채 저출생 외에 이렇다 할 정책조차 제시하지 않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보여준다. 여론조사에서 거대 양당에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이들이 30%를 넘는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이 대표가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이번 선거를 이재명과 윤석열을 서로를 악당으로 하는 빌런(악당) 대결로 하면 된다는 안일함 속에서 준비해 오던 그들에게 대한민국이 진정으로 정치에서 다루기를 기대했던 논제들이 무엇인지 보여줄 때가 왔다"며 '개혁'을 강조한 것은 올바른 진단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제3지대 세력 간 통합이냐 연대냐, 어떤 세력이 주도할 것이냐, 그 시기는 언제냐 등을 둘러싼 신경전이 부각되고 있다.
정체성이 상이한 제3지대 세력들의 통합이나 연대를 위해선 각자 표방하는 비전과 정책들에 대한 조율을 거쳐 공유된 그림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총선만이 아니라 앞으로 거대 여야와 '더 나은 정치'를 경쟁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세력임을 입증해야 한다. 양극화 해소, 연금개혁과 같은 내 삶이나 국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비전과 정책 없이 기성 정치만 비판해서는 유권자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총선 때마다 제3지대 신당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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