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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 질환, 척추 골절 위험 높여

입력
2024.01.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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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어려워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한 탓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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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형 질환'으로 알려진 염증성 장 질환이 척추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난치성인데다 환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위장관에 만성, 재발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만성적인 장 염증은 복통·설사·혈변을 일으키고 철, 아연, 칼슘, 비타민 D 등의 흡수 장애를 유발한다. 게다가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면역 조절제가 뼈 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고지방·고열량 식사 등 서구식 식습관으로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10년 새 환자가 2배가량 늘어나 7만 명이나 된다. 20~30대 환자가 전체의 50%일 정도로 젊은이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성훈(소화기내과)·이준석(정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2008~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염증성 장 질환자 3만3,778명과 일반인 10만1,265명을 대상으로 척추 골절 발생 및 중증도 위험 요인에 관한 대규모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연구 대상자의 나이와 성별, 동반 질환, 척추 골절 진단 후 수술 여부, 약물 치료 현황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척추 골절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았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가운데 크론병 환자에게서 척추 골절이 더 자주, 더 심하게 발생했다.

일반인의 척추 골절 위험을 1로 했을 때 크론병 환자는 1.59,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1.27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중증 이상의 척추 골절에 노출될 위험 역시 크론병 환자가 1.82,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1.49로 높았다.

척추 골절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크론병, 고령, 여성, 높은 동반 질환 지수,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사용이 확인됐다. 스테로이드의 경우 사용 지속 기간에 따라 척추 골절 발생에 큰 차이를 보였다.

지금까지 척추 골절 위험도와 중증도가 염증성 장 질환 환자와 일반 인구 사이에 실제로 차이가 있는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양상은 어떻게 다른지 알려진 바 없었다.

이준석 교수는 “환자들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척추 골절은 노화와 폐경에 따른 골다공증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만성질환이나 약물 치료로 인한 2차성 골다공증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염증성 장 질환에서 질환의 만성화나 특정 약물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 골절 현황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정성훈 교수는 “환자의 성별과 나이, 동반 질환 복합성 등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에 더해 정기적인 골밀도 모니터링과 비타민 D 공급, 스테로이드 치료제 사용 감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최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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