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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듯' 강력한 편두통 생기면…

입력
2024.01.2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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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편두통 발작' 시작되면 곧바로 약 먹어야 빠른 효과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머릿속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아요’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것처럼 통증이 생겨요’ 등등. 이 같은 두통이 한 달에 15일 이상, 편두통이 8일 이상 지속되면 ‘만성 편두통’으로 진단한다.

‘두통의 왕’으로 불리는 편두통의 국내 유병률은 6%(남성 3%, 여성 9%)인데, 여성은 40대, 남성은 2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편두통 환자의 70%는 가족력이 있는 걸로 보고된다.

편두통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10대 때 많이 시작되고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편두통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신체 내부 또는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해 통증을 매개하는 뇌신경 및 뇌혈관이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여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성 환자가 많은 것은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변화하는 생리 주기와 관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유전적 요인으로 가족력이 관련 있기도 하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편두통은 수면 부족·수면 과다 등 불규칙한 생활 습관, 스트레스 등 유발 요인도 다양하다”며 ‘특정 음식이나 밝은 조명, 시끄러운 소리, 향수 등 특정 냄새에 편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프기만 한 게 아니라 전구기, 조짐기, 두통기, 회복기 등 4단계를 통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편두통 발작 이전에 나태·피로·식욕부진·변비·설사 등 기분이나 기력 변화를 느끼는 ‘전구기’, 두통 발생 전 한쪽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반짝이는 빛이나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는 듯한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조짐기’, 욱신욱신하게 아픈 증상과 울렁거림·구토·안구통이 4~72시간 지속되는 ‘두통기’, 두통이 지나가고 기분 저하나 무기력이 몰려오는 ‘회복기’ 등 4단계로 나뉜다.

이학영 교수는 모든 편두통 환자가 단계별로 모든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며 “편두통 증상이 발작처럼 나타나는 두통기 통증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편두통은 대개 머리 한쪽에 통증을 일으키지만 통증이 점점 퍼지면서 머리 양측이 아플 수도 있으며 특정한 부위가 아닌 전체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 양상은 주로 욱신욱신 쑤신다는 박동성 통증을 흔히 호소한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4~72시간 뒤에야 진정되므로 길게는 2~3일 가까이 꼼짝하지 못하고 통증을 겪기도 한다.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대부분 동반되는데 심하면 구토를 하기도 하고 안구통도 나타난다.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머리가 더 불편해져 잠을 청하거나 어두운 곳에 가서 누우려고 할 때가 많다.

일상생활을 뒤흔드는 편두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급성기 약물요법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게 먼저다. 편두통 발작이 시작되면 가능한 한 빨리 편두통 약을 먹는 게 좋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약 복용을 꺼려 두통이 견디기 힘들 정로도 심해진 뒤에야 약을 먹는다. 편두통 급성기 약물 치료는 두통 발생 후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

급성기 약물요법으로 사용되는 약물로는 일반적인 진통제나 항구토제 등의 편두통에 비특이적인 약물이 있다. 편두통 통증에만 특이적으로 효능을 보이는 트립탄 같은 약물도 있다.

이들 약물은 환자 개인의 통증 정도나 약물에 대한 반응, 부작용 및 동반 질환과 같은 다양한 면을 고려해 택하게 된다. 다만 약물을 자주 복용하면 ‘약물 과용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기 약물요법과 함께 통증 빈도·강도, 지속 시간을 줄이기 위한 예방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즉 두통 발작이 잦거나 심각해져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거나 급성기 약물요법을 사용하지 못할 때에도 예방적 치료를 할 수 있다.

예방 치료에는 여러 가지 약물 가운데 환자에게 맞는 약물을 선택해 2~3개월 이상 충분히 사용한 뒤 평가하며, 보툴리눔독소(보톡스) 주사도 만성 편두통 예방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3개월에 한 번 주사한다.

최근에는 항CGRP단클론항체라는 새로운 계열 약물이 개발되면서 예방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다. 항CGRP단클론항체는 1개월 혹은 3개월에 한 번씩 주사제로 맞는다. 용량 조절이 필요 없고 복용 순응도가 높고 효과가 매우 우수하다. 주사를 맞은 부위 통증과 발진 정도 외에는 별다른 부작용이 거의 없다. 하지만 약값이 비싸고 임신 시에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개인별로 다를 수 있는 편두통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두통 일기’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발 요인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개별 환자 두통을 유발하는 확실한 유발 요인이 확인됐다면 이를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대처법을 마련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하거나 적절한 수면을 취하거나 운동 등을 통해 생활 습관을 조절하는 것 등이다.

이학영 교수는 “환자 스스로 편두통 빈도와 강도, 지속 시간, 유발 요인 등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문의와 상담해 개인별 유발 요인에 대처하는 치료 방향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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