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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냐 윤심이냐...갈등 봉합 국면 한동훈, 난제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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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냐 윤심이냐...갈등 봉합 국면 한동훈, 난제 수두룩

입력
2024.01.24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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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김 여사 의혹 풀어야
김경율 거취로 절충점 찾을 수도
당정관계 재정립 문제도 고민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서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왼쪽)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서천=연합뉴스

23일 조우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미 드러난 환부를 덮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그대로다. 당장 갈등의 도화선이 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을 비롯해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가 곧 도래할 공천 국면에서 재점화할 수 있다.

김경율 사퇴나 총선 불출마 가능성


이번 갈등의 도화선이 된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책부터 난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과 충남 서천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을 방문한 뒤, 서울역에서 해당 의혹을 묻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국민 눈높이"를 잇따라 강조한 한 위원장이었지만, 봉합 국면에서 자칫 또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 내부적으로는 총선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마침표를 찍고 넘어가야 한다는 여론이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부인 문제가 역린'이라는 인식이 강화될수록 당정관계 재정립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미래 권력'을 노리는 한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

여권 내에서는 갈등의 한 축이 됐던 김 여사의 사과를 주장한 김경율 비대위원 거취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이 서울 마포을 도전에 힘을 실으면서 '사천 논란'이 불거진 만큼 김 비대위원 사퇴나 총선 불출마로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홀가분하게 내려놓고 (선거 현장을) 뛰는 것도 방법"(이용호 의원) 등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이 경우,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 간 수직적 관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과 동시에 총선 승리를 위한 중도층 표심 확보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위원장에 대한 우호적 여론은 김 여사 의혹 관련 (대통령실과) 차별화가 된다는 점"이라며 "(한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이미지가 각인되면 선거는 패배한다. 그 책임은 결국 대통령실로 귀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천 국면 전 타협점 찾아야 할 필요성

본격화할 총선 공천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긴장 관계를 다시 고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당내에서는 '윤심(尹心)' 공천 여부가 당정 간 관계 정립 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갈등을 계기로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 역시 지지세력 확보를 통한 입지 강화가 절실해진 만큼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총선 패배로 인한 조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윤 대통령과 정치적 자산을 쌓아야 하는 한 위원장의 공천 전 타협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영남권의 한 중진의원은 "대통령은 '영부인 의혹', 한 위원장은 '사천 논란'에서 한발씩 물러나야 한다"며 "총선 선수로 뛰려는 김 비대위원과 공관위원인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의 동반 사퇴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해 공천 과정에서 파워게임이 벌어진다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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