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 몇 달 내 북 군사 행동 징후 주시
대러 밀착이 조장”… 전면전 준비는 아닌 듯
호전적 수사와 무력시위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린 북한이 조만간 대남 국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미국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을 능가하는 고강도 공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졌다.
서해 NLL 인근 국지 도발 위험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몇 달 내에 한국을 상대로 어떤 형태로든 치명적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이 그 징후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공격은 국지 도발 형태일 공산이 크다. 미국 싱크탱크 하와이대 동서센터의 진 H 리 연구원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을 도발 대상 지역으로 지목했다. NLL은 1953년 7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뒤 선포된 해상 경계선으로, 북한은 합의가 없었던 만큼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NLL의 무력화를 시도해 왔다.
강도는 겨우 확전되지 않을 정도까지 높아지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인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 주최 포럼에서 “2010년 연평도 포격보다 큰 규모의 공격을 하려는 의도가 김 위원장에게 있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14년 전 북한의 기습 포격으로 연평도에서 해병대원과 민간인이 2명씩 숨지고 총 60명이 다쳤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걱정은 최근 부쩍 늘었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해커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 11일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기고에서 “김정은의 잦은 전쟁 언급은 엄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1990년대 제1차 북핵 위기 때 미국 측 협상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미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도 같은 날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 기고를 통해 “핵전쟁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 탓에 중국도 못 말려”
근거는 최근 일련의 위협적 행보다. 지난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남(남북) 관계가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고 규정한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도 한국을 “제1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라 불렀다. NLL 인근 포 사격(5~7일),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 사용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14일), 신형 전략 순항미사일 첫 시험 발사(24일) 등 북한의 무력 과시도 잇따르고 있다.
도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는 러시아와의 밀착이 꼽힌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포탄 공급원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러시아와의 파트너십 강화가 김 위원장을 담대하게 만들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NYT에 말했다. 또 역내 무력 충돌 발생을 바라지 않는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지만, 러시아 탓에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짚었다.
다만 전면전 채비 신호는 아직 없다는 게 미국 판단이다. 한 당국자는 “러시아에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보내기로 한 북한의 결정은 김 위원장이 한국과의 장기전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NY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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