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탈출하려다 붙잡혀
공범들 구속, 檢 수사 속도 낼 듯
시세조종을 통해 3,000억 원 가까운 부당이익을 취한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의 주범이 밀항을 시도하다 도피 3개월 만에 붙잡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하동우)는 제주 해경이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 주범 격인 이모씨를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해경이 익명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서귀포 해상에서 밀항을 시도하던 이씨를 검거했다"며 "행선지는 베트남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검찰은 대검찰청으로부터 인력을 지원받아 전담검거팀을 꾸리는 등 그의 소재 파악에 힘을 쏟았다.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공범들은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씨의 지시에 따라 영풍제지 주식을 매수·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씨 일당은 지난해 2월부터 영풍제지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까지 110여 개의 계좌를 동원해 총 3만 8,875회의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윤모씨 등 4명이 자본시장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이 파악한 부당이득 규모만 2,789억 원에 이르며, 범행에 동원된 상당수 계좌가 키움증권에서 개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과 협의해 조만간 이씨의 신병을 인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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