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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참을 수 없는 가려움 유발 주범 '건선'

입력
2024.01.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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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때밀기 금물, 샤워는 짧게… 가려움증 심하면 목욕법 바꿔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피부에 붉은 발진과 함께 하얀 각질이 겹겹이 쌓였다면 ‘건선(乾癬·psoriasis)’일 가능성이 높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은 전 세계적으로 3%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1~2% 유병률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건선 환자는 2022년 15만4,399명으로, 전체 환자 중 68%가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하는 20~50대에서 발병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선은 전신 어디에나 생길 수 있는 만성 피부 질환이지만 두피·팔꿈치·무릎·엉덩이 등 자극을 자주 받는 부위에 잘 생긴다. 정상 피부와 경계가 명확하고 은백색 각질이 있는 홍반성 병변이 나타난다.

건선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면역학적 요인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선 환자에서 나타나는 면역 이상은 면역 저하보다 피부 면역력이 과도하게 높아진 ‘면역 불균형’에 가깝다. 건선 환자는 피부 면역 세포들의 상호작용에 이상이 생겨 면역 세포인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 있다.

이처럼 활성화된 T세포가 피부를 두껍게 만들고 각질을 많이 만든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피부 면역 세포를 정교하고 적절히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건선이 있으면 정상 피부와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며 은백색 각질이 붙어 있는 홍반성 병변이 생긴다. 붉은 발진 위에 하얀 각질이 겹겹이 쌓이는 형태다.

얼굴을 비롯해 전신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두피·팔꿈치·무릎·엉덩이 등 자극을 자주 받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심하면 발진이 주위 발진과 뭉치거나 그 자체로 커질 수 있고, 많이 퍼질 때는 피부 전신이 발진으로 덮이기도 한다.

건선은 피부 발진 모양·발생 부위·병력 등을 통해 진단한다. 조직 검사로 확진할 때도 있다. 조직 검사는 건선 확진뿐만 아니라 다른 피부 질환과 구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바르는 약과 광선 치료, 먹는 약 등으로 건선을 치료한다. 치료법은 환자 상태·치료 기대 효과 정도·부작용 가능성·비용 등을 종합 고려해 택한다.

경증이라면 바르는 약만으로도 병변을 조절할 수 있지만, 일시적으로 악화됐거나 병변이 심하면 광선 치료나 먹는 약을 써야 한다. 이 같은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과 관련된 면역 이상을 더욱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

건선. 서울대병원 제공

건선. 서울대병원 제공

건선은 병변이 없거나 경미할 때부터 주의 깊게 관리해야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조절이 잘 된 건선도 치료를 중단하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재발·악화된다. 건조한 피부는 건선을 악화시키므로 평소 보습제도 잘 발라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보습제를 더 철저히 바르고 건조하지 않도록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목욕을 너무 오래 자주 하면 피부가 건조해져 건선이 악화되기 쉽다.

건선을 예방하려면 불필요한 자극도 피해야 한다. 피부 상처가 생기거나 지속적인 자극을 받으면 건선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각질을 억지로 떼거나, 때를 미는 행위, 피부를 심하게 긁는 행위 등을 삼가고, 꽉 끼는 옷과 장신구도 피하는 것이 좋다. 다칠 수 있는 과격한 운동은 가급적 삼가고, 하게 된다면 반드시 보호 장비를 착용하도록 한다.

스트레스 관리, 운동, 금연·금주도 필수다. 스트레스는 각종 호르몬과 자율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줘 신체의 균형 상태를 무너뜨린다. 적지 않은 건선 환자가 스트레스로 인해 건선이 새로 발병·악화되기도 한다.

흡연하면 비흡연자보다 건선이 생길 위험이 1.5~2배이고, 건선 증상도 더 심해지고 치료 효과도 줄어들 수 있다. 음주는 면역체계를 교란하며 건선 치료 약의 부작용을 높일 수 있다.

조성진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적절한 체중,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건선 관리에 도움이 된다”며 “건선 치료 효과가 증명된 특별한 음식은 없지만 좋은 식사의 기본 원칙은 적절한 열량의 균형 잡힌 식단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 교수는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건선을 잘 관리하려면 꾸준함과 끈기가 필요하다”며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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