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먼저 발표할 듯
설 연휴 파업 등 의료공백 우려 상존
전공의 86% "일방적 확대 시 파업 참여"
다음 달 초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민생토론회에서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정책 패키지가 발표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인 의과대학 신입생 정원 확대 규모는 의사들의 집단행동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설 연휴 이후 발표로 기울고 있다.
2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내달 1일 예정된 대통령 민생토론회에서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그간 보건복지부가 단편적으로 공개한 필수의료 분야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방안, '오픈런'이 벌어지는 소아과 등 수가 인상 및 전공의(인턴과 레지던트) 수당 확대 등이 정책 패키지에 종합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다만 의대 증원 규모는 이와 분리해 설 이후 발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복지부도 정책 패키지보다 의대 증원의 이슈 장악력이 커 두 가지를 함께 내놓으면 정책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 가능성 또한 우려하는 대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 증원 규모가 공개되면 파업 등으로 설 연휴에 의료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가 아니다. 최근 전국 55개 수련병원에서 자체 진행된 전공의 4,2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86%가 "일방적 의대 증원 시 단체행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27일 대한외과의사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전공의들의 설문 결과를 지지하고 의대 정원 확대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의 단체행동 시 의료 현장에는 파장이 불가피하다.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나섰을 때도 개원의 위주인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 참여율은 한 자릿수였지만 전공의들은 약 80%가 동참했다. 대학병원에서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맡는 전공의들이 손을 놓자 의료 현장이 마비됐고, 문 정부는 증원 계획을 철회했다.
의사단체의 반대와 전공의들의 파업 가능성에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의지는 확고하다. 의사들과의 합의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게 복지부의 기조다. 이미 의료현안협의체 등을 통해 장기간 의사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증원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12월 응답자의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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