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목도리 걸어놓고 찌르는 연습
검찰 "칼이 조금 더 깊었으면 사망 가능성"
검찰, 살인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의 피의자 김모(67)씨가 범행에 앞서 흉기로 사람을 찌르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사건을 경제와 건강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김씨가 정상적이지 않은 심리 상태에서 단독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배후 가능성도 일축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29일 살인미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하고 김씨의 범행을 도운 지인(75)을 살인미수 방조와 공직선거법 위반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의 범행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고 판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확실한 살해 범행을 위해 흉기로 사람을 찌르는 연습을 지속해 왔다. 처음에는 책과 판자 등을 대상으로 연습하다가 지난해 9월부터는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 사무실 인근 화단에 있는 나무둥치를 이용했다. 이 대표를 만나는 상황을 가정해 김씨는 나무둥치의 사람 목 높이 정도에 목도리를 고정한 후 기습적으로 흉기를 찌르는 연습을 반복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의무기록, 피해자 담당 의사들 진술, 의료자문 회신, 상처 부위 사진·CT 영상을 통해 이 대표의 상태를 확인하고 “칼이 조금만 더 깊이 또는 중심부로 들어갔다면 경동맥이 손상되어 사망 가능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좌측 목빗근 위로 길이 1.4㎝ 자상(상처 깊이 2~2.5㎝)를 입은 이 대표는 근육을 뚫고 온 칼날에 동맥과 근육 아래 내경정맥의 앞부분이 9㎜ 정도 예리하게 잘려져 혈관 재건술을 받았다.
검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 종북세력 의석 확보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등의 극단적 정치적 신념 외에 김씨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 조사 결과 공인중개사인 김씨는 영업 부진, 주식투자 손실, 임차료 연체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심근경색 등 건강 악화와 이혼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05년부터 장기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며 극단적 정치 성향에 빠졌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통합심리분석 결과에서 김씨는 분노나 피해의식적 사고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여기에 편협한 시야로 정치적 이념과 사상에 맹목적으로 몰두하는 과정에서 특정 정치인에 대한 강한 반감과 적개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10년간 계좌 거래 내역을 포함해 휴대전화 포렌식, 114명과의 통화 등을 분석한 결과, 방조범 외에는 추가 공범이나 배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검토와 관련해 “내부 검토를 하긴 했지만 형사 사건 공보 규정에 따라서 신상정보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경찰과 마찬가지로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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