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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아끼고 남편만 믿어라"…'외국인 신부 교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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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아끼고 남편만 믿어라"…'외국인 신부 교육' 논란

입력
2024.01.29 20:00
수정
2024.01.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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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베트남 사람 멀리해라"
누리꾼 "비정상적 결혼" "나라 망신"
업체 측 "잘 살 수 있도록 교육한 것"

성 상품화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결혼 광고들. 유튜브 화면 캡처

성 상품화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결혼 광고들. 유튜브 화면 캡처

외국 여성 대상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한 업체의 '외국인 신부 교육' 지침이 성차별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엑스(X·옛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트남 국제결혼 업체에서 작성한 외국인 신부 교육 지침 글이 다수 공유됐다. 이 업체 직원이 24일 작성한 '기숙사 교육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신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다룬 7가지 항목의 주제가 소개됐다.

한 국제결혼 업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외국인 신부 교육 주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국제결혼 업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외국인 신부 교육 주제.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주제에는 '혼인신고 서류 안내'와 같은 기본적인 법적 절차 안내 외에 '거짓말을 하지 마라', '생활비를 아껴 써라', '과도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마라', '한국에 있는 베트남 사람을 멀리 하라', '한국에 가면 남편만 믿고 남편이 최고' 등 성차별적이고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 등이 다수 포함됐다.

업체는 공지 글을 통해 베트남 여성의 '장단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장점으로는 '긴 생머리 예쁘고 몸매 좋은 여성이 많다', '의외로 피부 하얀 여성이 많다'는 등 외모를 중점적으로 서술했다. 반면 단점으로는 '기가 세고 순종적인 여성이 드물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뒤통수를 친다', '결혼하면 남편이 쥐어잡혀 산다'라고 주장했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비정상적 결혼'이라며 반발했다. "고향 인맥을 끊고 남편 곁에만 남으라는 거냐", "종교단체의 교리 같다", "우리나라 망신"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업체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교육 주제와 관련해 "신랑 신부가 잘 지내고 있는데 (일부 베트남 사람들의) 나쁜 꼬임에 넘어가면 안 좋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줬을 뿐"이라며 "부부가 잘 살 수 있도록 교육 차원에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교육 내용과 장단점 소개 글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사람들이 국제결혼에 대해 잘 모르고, 인식이 안 좋다 보니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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