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0.7%↑·소비 1.4%↓·투자 5.5%↓
내수 부진… 소비 20년 만 최대 감소
투자 감소 전환… 설비투자 회복 기미
상반기 반도체 불황 탓에 지난해 제조업 생산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산업 생산이 소폭 올라 투자·소비 감소에도 '트리플(생산·투자·소비) 하락'은 면했지만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부진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반면 소매판매액(소비)은 1.4%, 설비투자는 5.5% 감소했다. 2년 연속 줄어든 소비는 200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2020년부터 3년간 증가세가 끊어진 설비투자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생산은 3년째 증가 중이나 그 폭이 좁아졌다. 분야별 희비도 엇갈렸다. 제조업 생산은 1998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3.9% )했다. 특히 2001년 이후 첫 마이너스(-) 전환한 반도체 생산(-5.3%) 저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이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가 늘었지만, 일상생활과 밀접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준내구재(-2.6%) 감소 여파로 전년에 이어 뒷걸음질하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금리와 물가 등 요인으로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에서 줄었다. 이에 비해 건설기성은 건축(9.8%)·토목(1.3%) 공사 실적이 늘어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다만 지난 달을 기준으로 보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5% 늘며 증가한 반면, 건설기성은 2.7% 감소하며 2개월째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정부는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월 대비 전산업생산은 0.3% 증가했고, 반도체 재고는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소비는 전월 할인 행사 영향으로 소폭 늘었다가 12월 다시 0.8% 감소하는 등 4분기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양상이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순환변동치는 반도체 선전에도 건설기성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7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순환변동치는 재고 순환 개선 등에 따라 지난달 0.1%포인트 올랐다.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은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분기 연속 증가해 경기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설비투자도 지난달 큰 폭 개선돼 여건 완화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다만 "민간소비의 완만한 둔화 흐름 지속, 건설투자 4분기 감소 전환 등 부문별 온도차가 있다"며 "가계부채·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와 건설수주 부진 등은 하방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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