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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로 정당민주주의 훼손"... 키맨 윤관석 징역 2년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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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로 정당민주주의 훼손"... 키맨 윤관석 징역 2년 실형

입력
2024.01.31 17:11
수정
2024.01.31 18:5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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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윤, 돈봉투 조성 주도한 것 인정"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당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당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핵심 고리로 지목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윤 의원이 단순 현금 보관책을 넘어 범행 전반을 계획하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돈 봉투가 실제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됐다고도 전제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 김정곤)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게는 징역 1년 8개월에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고 3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실형 선고에 따라 구속 상태에서 재판 받던 윤 의원의 보석 청구는 기각됐고, 강 전 감사는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정치 불신이 심각한 사회 풍토에서 정당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설령 당대표 경선에서 그러한 관행이 있었더라도, 구태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꾸짖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지지표를 매수할 목적으로 강 전 감사에게 현금 조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300만 원이 든 봉투 20개를 두 차례에 걸쳐 마련한 뒤,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박용수씨를 통해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게 공소사실이다.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8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8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재판 과정에서 윤 의원은 "봉투엔 100만 원씩만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전 감사를 비롯해 이 전 부총장, 박씨 등 진술이 모두 "봉투당 300만 원"으로 일치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더 무거운 처벌을 감수하고서 전달 액수를 부풀려 진술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윤 의원이 금품 액수, 대상, 방법 등을 결정하고 행위를 주도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재량이 있는 '중간자'로서 이를 다시 의원들에게 제공한 건 독자적인 범행"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 전 감사에 관한 의혹도 모두 유죄로 결론 내렸다. "현역 의원 교부용으로 조성된 6,000만 원 중 3,000만 원은 전달에 관여하지 않았다" "사업가 출신 김모씨에게 5,000만 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 1,000만 원을 받은 적 없다"는 강 전 감사 주장에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 등과 공모해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돈 봉투 사건' 의혹의 정점에 있는 송 전 대표의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구속 상태로 다음 달 2일 첫 재판을 앞둔 송 전 대표는 그간 '수사의 형평성'을 문제 삼으며 묵비권을 행사해왔지만, 검찰은 "금권선거 범행의 최대 수혜자(당대표 당선)로서 최종 책임은 송 전 대표에게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돈 봉투를 받아 챙긴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윤 의원 등 재판에서 수수의혹 의원 21명의 명단을 공개했고, 임종성∙허종식∙이성만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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