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위한 행동, 산천어 축제 보고서 발간
지난달 6일 강원 화천군 일대에서 열린 화천산천어축제가 28일 폐막했다. 올겨울 행사에는 153만1,000여 명이 찾아 15년째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고 주최 측은 자랑하지만 동물학대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은 1일 '2024년 산천어 축제 현장 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고 축제에 드러난 동물학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①맨손잡이 시 산천어의 공포 반응 이용
하루에 6번 실시하는 맨손잡이 행사의 경우 입으로 산천어를 물게 하거나 경품으로 준다며 산천어를 던지는 행위는 사라졌다. 반면 짧은 시간 내 표면이 미끄러운 어류를 맨손으로 잡는 원리를 관찰한 결과,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산천어가 보이는 일종의 공포 반응인 '몸이 얼어붙는(freezing) 행동'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낚아 올린 산천어를 미끄러워 잡기 힘들자 바닥에 내리치는 행위도 발견됐다.
②얼음낚시 이후에는 질식사
얼음낚시의 경우 한 사람당 3마리를 잡게 하는데 보통 먼저 잡힌 산천어는 얼음 바닥에 그대로 노출돼 질식사하게 된다. 주최 측은 잡은 산천어를 얼음 바닥이 아닌 비닐봉지에 넣어달라고 관람객에게 전달했지만 비닐봉지 안에는 물이 없어 질식사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질식사를 막을 수 있는 아이스박스는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③낚시터 바닥에 있는 사체들
낚시터 바닥에는 이미 죽어 있는 산천어가 다수 관찰됐다. 단체는 좁은 얼음 구멍에 많은 산천어를 쏟아부어 이 과정에서 부딪혀 죽는 경우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스트레스에 따른 면역력 약화, 낚시 상처로 인한 수생균 감염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④낚시터 안 쓰레기 투척
낚시터에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많았다. 이는 낚시터의 생태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별도로 낚시와 수거를 피해 살아남은 개체들은 결국 올라가는 수온을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되는데 산천어 사체와 오염물질로 수질은 오염된다.
⑤외상 입은 산천어들
이미 죽은 산천어의 외상 정도를 측정한 결과 얼음 구멍으로의 투입, 맨손잡이, 낚시 과정에서 산천어가 서로 부딪히고 낚싯줄에 걸리면서 지느러미, 눈 등에 난 외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12마리 조사에서 발견된 외상은 총 84개로 등지느러미(19개), 가슴지느러미(23개), 배지느러미(7개), 뒷지느러미(10개), 꼬리지느러미(23개) 등에서 찢김 현상이 있었다. 특히 2마리는 생식선이 없었는데, 빠르게 성장시킨 데 따른 부작용은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채은 동물을 위한 행동 대표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양식하는 어류에 대한 복지 지침을 이미 제정했다"며 "국내에는 양식 어류에 대한 복지 지침이 부재한 데다 산천어축제의 경우 어류를 가지고 놀다 죽이는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윤리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 대표는 또 "먹는 동물이라고 해서 학대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식, 운송, 죽이는 모든 과정에서 어류가 최대한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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