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씨, 환경미화원 체험기 전해
0시부터 시작되는 일과에 직접 동참
거리 쓰레기봉투 수거하고 소각까지
"환경미화원의 표정이 모두 건강해"
연기 중단을 선언한 29년 차 배우 최강희(46)가 환경미화원으로 변신했다.
최강희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나도 최강희'에 '환경미화원이 되고 싶어요'라는 제목으로 환경미화원 일일 체험기 영상을 올렸다. 그는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평소에도 궁금했다"며 0시부터 시작되는 환경미화원 업무에 맞춰 출근했다.
최강희와 동행한 환경미화원 장태수씨도 오후 11시 38분쯤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장씨는 23년째 서울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강희는 사무실에서 환경미화원 복장으로 환복했다. 이들은 오전 1시 30분 쓰레기 수거 차량에 올라타 본격적인 쓰레기 수거에 나섰다. 거리 구석구석엔 다양한 크기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들이 쌓여 있었다. 최강희는 수시로 차량을 오르내리며 서툴게나마 쓰레기봉투를 들어 올렸다.
이들은 쓰레기봉투를 수거해 곧장 차량으로 던져 넣었다. 수거 차량 안에서는 커다란 쇠 톱니모양 기계가 돌아가며 봉투를 찌그러뜨렸다. 최강희는 "쓰레기(봉투)가 눌리면서 내용물들이 뻥튀기처럼 튀어나오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했다. 영상 자막에도 '위험한 물건은 꼭 분리해서 버리자'는 당부를 삽입했다.
오전 3시쯤이 되자 환경미화원들은 사무실로 돌아왔다. 최강희는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믹스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 휴게실에서 잠시 쪽잠을 청했다. 오전 5시 15분쯤에는 환경미화원들은 최강희를 깨워 다시 현장으로 나가 업무를 이어갔다. 최강희는 "(환경미화원들께) 똑같은 동작을 계속하시는데 아프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오른손으로 밥을 먹으면 오른손이 아픈가요?'라는 우문현답이 돌아왔다"며 웃었다.
오전 5시 30분쯤 이들은 수거한 쓰레기를 소각장에 모두 모아 태웠다. 이 소각장은 자원회수시설로, 폐기물을 고온으로 연소하면서 생기는 400도 이상의 폐열로 전기를 생산해 지역 중앙난방을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최강희는 "인생 2막을 열겠다"는 의미에서 자신의 옛 물건들을 가져와 소각했다. 그는 "(쓰레기가) 그냥 태워지고 마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든 또 다른 자원이 된다고 하니 위안이 된다"며 "환경미화원이 돼 보니 쓰레기도 정성이 담겨야 잘 버려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틀 무렵 업무를 마무리한 최강희는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환경미화원들이 일하실 때 표정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 보인다"며 다행스러워했다. 이어 영상 설명을 통해 "앞으로 쓰레기를 좀 더 정성껏 버려야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1995년 KBS드라마 '신세대 보고서-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최강희는 영화 '여고괴담'(1998), '달콤, 살벌한 연인'(2006), '내 사랑'(2008), '미나 문방구'(2013) 등에 출연했다. 2022년 10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한때 우울증으로 힘들어 연기를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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