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일주일 앞두고 전통시장 행보
"액수 비싼데, 체감 크실 듯... 미안함 커"
인파 대거 몰리며 위험한 상황 연출도
"굉장히 (물건) 액수 하나하나가 비싸고 한데, 여기 계신 분들에게 더 체감이 클 것 같아요. 저희가 더 잘해야겠다는 미안함과 책임감을 깊이 느낍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경기 구리시 구리전통시장을 찾아 물가를 점검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 위원장이 전통시장을 찾은 건 취임 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고물가에 불만인 민심을 달래면서 여당이 최근 다시 시동을 건 '경기권 도시 서울 편입'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시장의 좁은 골목을 가득 채운 환영 인파들은 연신 '한동훈'을 연호하며 반겼다. 인파 사이로 'GTX-B 갈매역 정차 꼭 지켜달라', '총선과 관계없이 구리의 서울 편입 추진 약속을 지켜달라'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적힌 피켓이 높이 솟아 있었다. 시장 안쪽은 장을 보러 온 시민들과 한 위원장을 보기 위해 모여든 인파(당 추산 약 1,200명)가 한데 뒤섞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가는 곳마다 사복경찰이 배치됐고, 한 위원장은 원 모양으로 대열을 짠 경호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시장을 누볐다.
한 위원장은 1만 원권 현금 여러 장으로 만두, 전, 갈치, 김 등을 구매했다. 호떡집에서는 2,000원짜리 씨앗호떡을 두 개 사서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두 명의 손에 들려주기도 했다. 몰려드는 인파를 못 이겨 일부 시민이 바닥에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지금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이냐", "국회의원이 뭐가 대수냐"라며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위원장은 "설을 앞두고 굉장히 경제가 어려운데 가계에 직결되는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분들, 여기 오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려 왔다"며 "우리 정부가 초반부터 물가 문제에 집중했는데,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그 역할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온누리) 상품권 액수를 2배로 늘리는 등 여러 공약을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 서민·상인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찾은 구리는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 편입 우선순위 도시다. 이날 시장 행보에는 서울·경기의 생활권 재편을 위한 특별 태스크포스(TF) 위원장으로 임명된 배준영 의원이 동행했다. 한 위원장은 일단 "제가 여기서 서울시 편입 관련한 민심 청취를 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구리에서는 서울시 편입을 원하는 분들이 많은데 시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해 당파성이라든가, 누가 먼저 주장했는지를 따지지 않고 그 뜻에 맞춰 실효적이고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드린 것"이라고 강조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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