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으로 21대 국회 활동
기본소득 전도사 이재명과 인연
비례제 놓고 민주당 강성 지지층 눈 밖
"용혜인이 '수박1'보다 낫다."
"비례 15석 달라고? 용혜인 정신 차려라."
용혜인 새진보연합(옛 기본소득당) 의원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 이른바 '개딸'들의 평가가 최근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도 민주당 소속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보다 좋다며 칭찬 일색이던 평가가 지금은 온데간데없다. 대신 용 의원을 향한 댓글에는 "선 넘지 마라"는 경고성 문구가 가득하다. 이들의 변심 이유는 무엇일까.
이름부터 기본소득… 이재명과 ‘찰떡’
용 의원은 21대 국회 입성 과정부터 민주당과 인연이 깊다.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후보 5번을 받아 배지를 단 용 의원이다.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비례대표 앞 순번을 양보하지 않았다면 용혜인이라는 젊은 정치인이 배지를 달기는 쉽지 않았다. 총선이 끝난 뒤 용 의원은 원소속 정당인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해 의정생활을 이어갔다.
용 의원이 깃발을 든 기본소득당은 이재명 대표와 가깝다. 용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직전 진보 성향의 단일쟁점정당인 기본소득당을 창당했다. 기본소득당의 목적은 단순하다.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 돌려주기 위해 전 국민 기본소득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 경기 성남시장 시절 ‘청년기본소득’을 시작으로 '기본소득제' 산파를 자임하는 이 대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다.
지난해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국면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용 의원에게 주목하게 된 결정적 배경이다.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의 반대 기류에 체포동의안 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용 의원은 두 번 모두 부결표를 던졌다. 용 의원은 지난해 9월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일원으로서, 오늘 동료 의원들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다음 국회에도 있어야 한다" "다른 당 용혜인이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제대로다"라며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용 의원을 추켜세웠다.
용혜인 "민주당, 비례순번 번갈아 배치"
기류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4·10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거제를 놓고 민주당 입장에 대한 본격적인 갑론을박이 벌어지기 시작한 시기다. 민주당은 소수정당에 유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갈지, 거대 양당에 유리한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갈지 갈피를 못 잡았다. 이때 용 의원은 연동형 기반의 제3지대 개혁연합신당을 추진했다. 한마디로 ‘반윤석열 연대’를 구성하자는 제안이다. '반윤' 기치 아래 민주진보진영이 함께 뭉쳐 비례대표를 뽑자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지난달 18일 MBC라디오를 통해 "(비례대표) 1번부터 15번까지는 시민사회와 다른 정당들이 배치를 하고 그 이후 순번부터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배치하는 방식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비례연합정당의 구상을 밝혔다. 용 의원 제안에도 민주당이 꿈쩍하지 않자, 용 의원은 “원칙도 없고, 방향도 없는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된 기득권 정당”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민주당 강성 지지층 분노가 들끓기 시작했다. "안전한 비례대표를 하려고 이 대표를 배신했다" "꿈이 큰 건 알겠는데 적당히 하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5일 결국 용 의원이 원했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을 내렸지만 분노는 이어졌다. '수도권 험지출마 요구'부터 '비례 15번 수용 시 탈당 압박' 등 이 대표를 압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여론이 분출하고 있다. 이에 용 의원은 지난 7일 “민주당과 소수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서로 번갈아 배치하자”고 한발 물러섰다.
민주당은 새진보연합을 포함해 원내 진보 성향 3개 정당과 시민사회 단체에 선거연합을 제안했다. 민주연합 추진단장인 박홍근 의원은 8일 "(준연동형 유지 결정은) 이미 병립형 대비 의석수가 줄어들 것도 (감수하고) 민주당이 크게 양보한 것”이라며 “이에 상응해서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가 자기의 입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과감하고 대승적으로 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비례대표 순번 등에서 주도권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과연 이 과정에서 용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적을 옮겨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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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강성 지지층이 비명계 의원들을 부르는 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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