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00명씩 늘리기로 했다. 의료계 반발에 1년 넘게 끌어오다 드디어 정부 최종안을 내놓은 것이다. 늦긴 했지만, 정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2006년부터 19년째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정원을 이번에도 늘리지 못한다면 고사 직전의 필수의료는 결국 붕괴되고 말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내년부터 매년 정원을 2,000명씩 증원하는 내용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늘어나는 정원은 비수도권 의대에 집중 배정하고, 60% 이상은 지역인재전형으로 충원되도록 할 방침이다. 수급전망에 따르면 2035년 의사 숫자가 1만5,000명 부족한데, 이들이 6년제 의대를 졸업하는 2031년부터 5년간 1만 명 정도는 충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1년 인턴과정과 3, 4년 전공의 수련과정까지 감안하면 실제 수요를 쫓아가기엔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
그럼에도 의료계의 반발은 전방위적이다. 정부는 증원 발표를 앞둔 이날 오전 의료현안협의체를 열고 대한의사협회와 마주 앉았으나 “일방적인 증원 통보”라는 반발에 4분 만에 파행됐다. 의협 집행부는 총파업 돌입 의사를 밝혔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88%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전공의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으름장을 놓았다.
의료계는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국가고시 거부 등에 증원 계획을 접은 전례를 믿는 모양인데, 이번에는 결코 물러섬이 없어야 한다. 만약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 의료법은 명령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과 함께 의사 면허를 박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민 목숨을 담보로 의사 윤리까지 저버리는 파업 행위가 2022년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화물연대 파업보다 훨씬 사회에 위협적일 것이다. 의료계는 의사집단을 제외하곤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증원을 지지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파업 방침을 접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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