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생산체제 전환 속도
포스코가 2020년 수익성 악화로 해외에 팔았던 전기로를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에 다시 짓기로 했다. 비록 고로(용광로)보다 생산성은 낮지만 전기로를 다시 도입하는 이유는 국제 사회의 탄소 감축 이행 요구 강도가 거세진 영향이다.
포스코는 6일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t) 규모의 전기로 공장 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전체 약 6,000억 원을 투자해 대형 전기로를 2025년 말까지 준공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첫 단계는 고로와 전기로로 나뉘는데 고로는 석탄과 철광석 등을 배합해 화석연료로 순수한 쇳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반면 전기로는 한번 사용한 철스크랩(고철)을 녹여서 쇳물을 만드는 식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전기로는 고철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고 상대적으로 불순물이 많이 섞여 품질이 낮다. 다만 전기로를 활용하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은 4분의 1로 줄어든다.
포스코는 전기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①전기로에서 만든 쇳물에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적용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 고로 방식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줄이면서도 고급강 생산이 가능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아울러 ②전기로 조업 중에 발생하는 배가스1를 스크랩 예열에 사용해 에너지 효율도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는 전기로를 통해 연 250만 t의 쇳물을 생산하면 기존 고로 방식 대비 연간 최대 약 350만 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기로 신설 공사에 연 인원 16만여 명이 참여해 광양 지역의 고용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포항 제철소는 철스크랩 수급 여건 및 고로 기반 탄소 감축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해 전기로 도입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이날 착공식에서 "포스코는 광양의 전기로 신설을 시작으로 신속하고 경쟁력 있는 저탄소 생산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1 배가스
- 내연 기관 따위에서 불필요하게 되어 배출하는 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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