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0시 아시안컵 대망의 결승전
결승전이 가까워질수록 우승컵에 대한 갈증은 더욱 간절해지기 마련이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 오른 팀들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결과를 떠나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한국은 손흥민의 '월드클래스' 리더십이 빛났고, 요르단은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와 이란은 중동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피날레를 장식하는 팀은 어디가 될까. 오는 11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그 결과가 나온다.
대한민국, '손 리더십' 장착
한국은 이번 대회 내내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열망을 보여왔다. 특히 손흥민의 리더십은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호주와 8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을 만들고, 차원이 다른 프리킥 골로 '월드클래스'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죽하면 일본의 탈락에 '손 리더십'이 오르락내리락한다.
그럼에도 자신을 낮춘 리더십에 세계가 주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승부차기에서 2골을 막아낸 골키퍼 조현우(울산)를 번쩍 들어 올려 자신감을 심어줬다. 또 '연속 120분 혈투'를 끝내고도 "나라를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건 핑계인 것 같다. 이제는 어떠한 핑계, 어떠한 힘듦, 어떠한 아픔 이런 것은 다 필요 없고 오로지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뛰어갈 것"이라며 대표팀에 강한 정신력을 불어넣고 있다.
요르단, 사상 첫 4강 사기 충전
요르단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이미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04년 대회에 처음 도전한 요르단은 4차례 조별리그에 참가해 3차례 16강에 진출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번 대회 전까지 단 한번도 토너먼트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이라크와 16강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사상 첫 8강 통과 역사를 쓰더니, 돌풍의 주인공 타지키스탄을 제압하고 4강에 안착했다.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요르단 선수단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미드필더 이브라힘 사데는 "아무도 우리가 토너먼트에 오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압박도 있지만 우리는 새 역사를 썼다"고 밝혔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에서 사우디, 타지키스탄, 파키스탄과 한 조에 편성된 요르단은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또 다른 새 역사에 도전한다.
카타르, 개최국·디펜팅 챔피언 자존심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조별리그에서 숨은 복병들인 레바논, 타지키스탄, 중국을 모두 제압하고 3전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심지어 조별리그에서 단 한 골도 먹지 않은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를 보여줬다. '5골 무실점'으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제 개최국의 자존심도 챙기려 한다. 그 중심에 아크람 아피프(알 사드)가 있다. 아프피는 이번 대회 4골을 터뜨리며 득점 순위 2위를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 대회 우승 멤버인 골키퍼 메샤알 바르샴(알 사드)은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 승부차기에서 3골을 막는 신들린 경기로 두려운 존재가 됐다.
이란, '준결승 전패' 징크스 넘어라
이란은 48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아시아축구 강국인 이란은 아시안컵에서 3회 우승에 빛나지만 80년대 이후 우승, 준우승이 없다. 1980·1988·1996·2004·2019년 5차례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3위 4회, 4위 1회의 성적만 거뒀다. 즉 5차례 결승 진출이 모두 좌절됐다.
이번엔 명예 회복에 나선다. 우선 8강전에서 일본을 꺾고 올라와 기세가 상승했다. '우승 후보'인 일본은 지난 대회 준결승에서 만나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었다. 그런 일본을 4년 만에 재회해 2-1로 승리하면서 결승으로 가는 기력을 회복했다. '이란의 간판' 사르다르 아즈문(AS로마), 경고 누적에서 복귀한 메흐디 타레미(포르투)의 활약이 기대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