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김희애,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 역으로 열연
"심여사, 과거라면 남자가 연기했을 캐릭터"
김희애는 우아한 매력이 돋보이는 배우다. 그는 인터뷰 중에도 나긋나긋한 말씨로 자신과 '데드맨'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김희애에게도 일탈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김희애는 술을 마시다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김희애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데드맨'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는다.
심여사 캐릭터, 김희애에게 갖는 의미
김희애는 '데드맨'에서 정치 컨설턴트 심여사를 연기했다. 심여사는 김희애에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캐릭터다. 지난해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 메이커'의 제작발표회에서 "남성 배우들이 나오는 장르가 많았다. '남장하고 나와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부러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옛날에 비하면 (여배우가) 할 게 많다. 심여사도 예전 같았으면 남자가 했을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김희애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에는 여자가 파워풀하고 정치판을 쥐락펴락하는 역할을 맡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데드맨'의 심여사가 더욱 반가웠단다. 이 작품을 향한 애정도 돋보였다. 김희애는 '데드맨'의 이야기를 '기존에 보지 못했던 소재'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데드맨'이 전체적으로 재미 없었다면 심여사가 매력 있어도 선택 못했을 거다. 대본을 읽었을 때 소재가 신선했고 재밌었다"고 전했다.
둘째 아들 닮은 조진웅
조진웅은 바지사장계의 에이스에서 하루아침에 누명을 쓰고 데드맨이 된 이만재 역을 맡아 김희애와 호흡을 맞췄다. 김희애는 조진웅이 자신의 둘째 아들을 떠올리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가족이 친근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매일 예쁘진 않다. 때로는 등짝을 때려주고 싶기도 하다. 조진웅씨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난 내 연기에만 집중하지 안팎으로 친하게 지내진 않는다. 조진웅씨와 가까워지진 않았지만 친근한 매력이 있는 듯하다. 잘못을 해도 한번 씩 웃으면 모든 게 용서될 듯한 매력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조진웅과 둘째 아들에게서 모두 곰돌이 같은 친근함을 느꼈다고도 전했다.
두 아들은 엄마 김희애의 일에 큰 관심을 두진 않는단다. 김희애는 "그게 마음에 든다. 각자의 것에 너무 관심을 가지면 부담스러울 듯하다. 그렇다고 (아들이) 부끄러워하거나 위축되지도 않고 쿨하다"고 했다. 김희애의 일을 존중하지만 그의 영역에 가까이 가려 하진 않는단다. 그는 "아들 하나는 대학생이고 하나는 졸업했다. 장성했는데도 아직 아기 같다"고 했다. 갱년기를 언급하는 김희애의 모습에서는 소탈함이 느껴졌다. 김희애는 "나도 사람이다.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시간이지 않나.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나보다 훌륭하고 멋진 사람한테도 공평하게 오는 게 세월이다.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멈추지 않은 김희애
자신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김희애의 목소리에는 내내 우아했다. 그에게도 일탈의 경험이 있을까. 김희애는 "마음이 약하다. 남들은 주량에 따라 멈추는데 '술을 마셔야 진짜 배우야'라고 해서 마시다가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털어놨다. 당시 너무 창피해 '응급실에 또 오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단다. 김희애는 "그런데 또 실려갔다. 지금은 그렇게 못 마신다. 1, 2잔 정도 마신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그런가 하면 우직한 배우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희애는 "커리어가 멈추지 않으면 계속되는 듯하다. 시행착오든 상처든 허들이 있다. 그때마다 하나씩 넘어가면 오래가는 거고 오래가는 게 강한 것 같다. 커리어를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한 듯하다"고 밝혔다. 꾸준히 달려온 김희애는 새로운 캐릭터도 꿈꾸는 중이다. 그는 "날 완전히 버린, 내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연기하는 순간에도 내가 캐릭터에 푹 빠져 다른 게 다 안 보였으면 좋겠다"는 말로 열정을 드러냈다.
한편 '데드맨'은 7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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