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지역 경제 효과 20조 엔"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대만 집중 탈피' 전략에 바짝 속도를 내고 있다. 대부분 공장을 대만에 건설하던 데에서 벗어나 일본과 미국, 유럽 등으로 해외 거점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연내 일본 구마모토에 제2공장 착공' 계획도 발표한 것이다. 일본 규슈 지역은 20조 엔(약 180조 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는 올해 안에 일본 구마모토현에 착공할 제2공장에서 2027년 말부터 회로 선폭이 6나노미터(㎚·1억 분의 1m)인 최첨단 반도체를 양산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오는 24일 개소식을 갖는 제1공장은 자동차용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선폭 12~28㎚ 반도체를 올해 10~12월 양산하기 시작한다. 두 공장의 생산 능력을 합치면 월 10만 장(12인치 웨이퍼 환산 기준) 이상을 생산하는 이른바 ‘기가팹’이 된다.
미국의 대중국 규제 계속... TSMC 해외 거점 확대 전략
현재 TSMC의 생산 능력은 월 130만 장으로, 90% 이상이 대만에 집중돼 있다. 중국에서도 약 10만 장을 생산한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계속되고 대만 내에서도 전력 확보 등이 문제로 제기됨에 따라, TSMC는 대만 집중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 거점을 일본, 미국, 독일 등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TSMC는 2~3나노급 최첨단 반도체를 주로 대만에서,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10나노급 이상의 반도체는 자동차 산업 등 수요처가 있는 중국 일본 독일 등에서 각각 생산한다. 모두 합하면 TSMC의 해외 생산 능력은 2028년 월 30만 장으로, 전체 생산 능력의 20%에 달하게 된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는 '경제 안보' 차원에서도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유치에 적극적이다. 특히 공장 건설 비용의 절반 가까이를 국비로 지원한 일본은 인허가나 인재 채용 및 교육, 대만 직원의 일본 파견 등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어 '미국에 비해 빠르게 진척됐다'는 TSMC 내부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반색... "새로운 '실리콘 아일랜드' 실현"
TSMC의 제2공장 건설 결정에 따라, 과거 '실리콘 아일랜드'라 불렸던 규슈 지역은 반도체 산업 집적에 따른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TSMC가 2021년 첫 번째 구마모토 공장 건설을 결정한 후, 규슈 지역에선 소니그룹과 로옴 등 유명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규슈경제조사협회는 규슈 권역의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에 의한 경제효과가 2021년부터 10년간 20조770억 엔(약 180조1,3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계했다. 이 중 절반이 구마모토현에 집중돼 있으며, 이는 현 전체 예산의 10년분에 해당한다.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는 6일 제2공장 건설에 대해 “새로운 실리콘 아일랜드 규슈의 실현과 경제안보에 일익을 담당하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매년 1만 명씩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구마모토현으로선 TSMC 진출을 반전의 기폭제로 삼기 위해 인재 육성과 교통 등 인프라 정비, 새 공업용지 개발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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