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관객 12월보다 반 이상 줄어
'위시' 등 새 영화 흥행 부진 영향
'길위에 김대중' '건국전쟁' 선전 눈길
‘극장의 봄’이 다시 멀어지고 있다. 지난달 관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극장가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 ‘길위에 김대중’과 ‘건국전쟁’이 예상 밖 흥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관객 수는 775만 명으로 전달(1,670만 명)보다 895만 명이 줄었다. 한 달 만에 극장을 찾은 이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지난해 1월(1,125만 명)에 비해서도 관객 수는 350만 명가량이 줄었다. 지난해 말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 봄을 기대케 했던 ‘서울의 봄’ 흥행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국내외 신작들의 흥행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한국 영화 ‘외계+인’ 2부(지난달 10일 개봉)가 올해 상영작 중 흥행 1위이나 누적 관객은 141만 명(6일 기준)에 불과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시’(지난달 3일 개봉)가 2위를 차지했으나 관객 수는 139만 명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서울의 봄’(124만 명)과 ‘노량: 죽음의 바다’(112만 명)가 올해 흥행 3, 4위에 각각 올라 있다.
1월은 극장가 비수기가 아니다. 지난해에는 다섯 번째로 관객이 많이 찾은 달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한 달 평균치는 냈다. 2019년 1월 관객 수는 1,812만 명으로 그해 전체 관객(2억2,667만 명)의 8%를 차지했다. 황재현 CGV 전략 담당은 “신작들이 관객 기대에 못 미친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2월인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극장이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도 역사 다큐멘터리 ‘길위에 김대중’과 ‘건국전쟁’은 인상적인 흥행 수치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개봉한 ‘길위에 김대중’은 12만 명을 모았다. 다큐멘터리가 10만 관객을 모으는 건 드문 일이다. ‘길위에 김대중’은 1987년 민주화 이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역경을 담았다.
‘건국전쟁’은 파란에 가까운 흥행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6만 명인데 날이 갈수록 관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일 관객은 1만6,093명으로 일요일이었던 4일 관객(1만2,366명)보다 4,000명 가까이 늘었다. 평일 관객이 일요일 관객보다 많은 경우는 거의 없다. 6일 좌석 판매율은 30.8%에 달했다. 이날 흥행 1위 ‘웡카’(6%)보다 5배 높은 수치다. ‘건국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대한민국 건국 과정을 되짚어 보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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