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135일 휴전·인질 수감자 맞교환' 제안
네타냐후 "완전한 승리 외 해결책 없어" 거부
블링컨, 협상 낙관 속 민간인 공격 연일 비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 측이 역제안한 휴전안을 거부했다. "끝까지 가겠다"며 전쟁 의지를 거듭 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짧은 교전 중단 이후 '2차 휴전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미국은 재차 이스라엘을 몰아붙였다.
하루 만에 하마스 휴전안 거부한 네타냐후
7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군사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며 "완전한 승리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휴전 제안을 하루 만에 묵살한 것이다.
반면 미국 반응은 달랐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고수 입장에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협상 가능성을 주장한 것이다. 전쟁 발발 이후 5번째 중동 중재외교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휴전안은)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며 "우리는 거기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심한 듯 이스라엘을 향한 쓴소리를 퍼부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인들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비인간적 처사를 당했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비인간적으로 대할 면허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인한 무고한 민간인의 일일 사망 통계치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예고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에도 제동을 걸었다. 가자지구 북쪽에서 남쪽으로 쫓겨난 피란민 140만 명으로 포화상태인 라파 공격 시 민간인 대량 희생은 불 보듯 뻔하다. 블링컨 장관은 또 네타냐후 총리에게 "군사작전은 다른 무엇보다 민간인을 더 염두에 둬야 한다"며 라파 공격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이스라엘 관리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영구 휴전·이스라엘군 철수 놓고 '팽팽'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계속되는 휴전 협상에도 좀체 좁히지 못하는 견해차를 재확인했다. 하마스가 역제안한 휴전안을 놓고 무함마드 나잘 하마스 대변인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망상적 요구"라고 맞섰다.
쟁점은 '영구 휴전' 여부다. 이번 하마스 휴전안은 '3단계에 걸쳐 135일간의 휴전과 인질-수감자를 맞교환'하자는 게 골자다. 궁극적으로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와 전쟁 종식에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하마스 섬멸 때까지 종전은 없다'는 이스라엘의 기존 입장과는 배치된다. 하마스가 휴전 조건으로 내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0명 석방'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요르단강 서안에서 한 연설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수천 명의 테러범을 풀어줄 생각이 없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다만 협상의 문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마스의 응답(휴전 제안)을 거부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회피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이스라엘군 고위 정보 장교 출신 마이클 밀슈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점을 고려할 때 (하마스의 휴전안은) 이스라엘에 가능한 최선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하마스 대표단은 8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중재국들과 새로운 협상을 시작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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