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피란처' 라파 공격한 이스라엘에
"무고한 사람들 죽음 많다, 이제 멈춰야"
WP "바이든, 가장 날카롭게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도를 넘었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 미국이 유달리 강한 메시지를 낸 것이다. '마지막 피란처' 라파마저 공격하며 강경일로를 걷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파열음이 거세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기밀 문서 유출 혐의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곤경에 처해 죽어가는 무고한 사람들이 많다"며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
이러한 표현은 줄곧 이스라엘의 편에 서 왔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접근 방식에 대한 비판을 급격히 확대했다"며 그가 "하마스 공격 이후 4개월간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WP도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날카롭게 (이스라엘을) 비난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스라엘은 미국의 만류를 무시하고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공격했다. 가자지구의 '마지막 피란처'로 여겨지던 라파는 가자지구 북쪽에서 몰려든 140만 명의 피란민으로 포화 상태인 도시다. 앞서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라파에 10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있다"면서 "이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당장 군사작전을 펼칠 경우 민간인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며, 우리는 그런 작전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P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라파 야간 공습을 감행했다. 9일까지 이어진 두 번째 공습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개 질타로부터 불과 몇 시간 후에 이루어졌다. 첫 번째 공습에서는 여성·어린이를 포함해 13명 이상이, 두 번째 공습에서는 9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최대 우호국이던 미국과 '중동 평화'를 놓고 갈수록 불화하고 있다. 중동 순방에 나섰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8일 이스라엘과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귀국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제기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AP는 "블링컨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부터 거의 따귀를 맞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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