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2일 문 전 대통령에게 결심 전해
'尹 정권 탄생 책임론' 논란의 중심에
총선 승리 위한 민주당 중도층 공략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시작과 동시에 '소명을 외면하는 죄악'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통합을 강조했다.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고조된 계파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내홍의 불씨가 된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의 중심에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가 현실화하면서, 또 다른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전 장관이 친문재인(친문)계 인사들과 손을 잡는다면, 민주당은 외부가 아닌 내부의 적과 싸워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 출마 질문에 홍익표 "쉽지 않을 것"
조 전 장관은 1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사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신당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는 말을 했고, 문 전 대통령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이해하겠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조 전 장관 측은 전했다.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 예방에 앞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조기 종식과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힌 사실을 내비쳤다.
민주당 내부는 공천을 둘러싼 계파갈등으로 설 연휴 직전까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윤석열 정권 탄생에 기여한 책임’을 강조한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의 잇따른 메시지에 친문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에 이 대표는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계파를 가르고 출신을 따질 여유 없다"며 "친명(친이재명)이냐 친문(친문재인)이냐 하며 우리를 구분 짓는 행위 자체가 저들의 전략"이라고 '이간계'까지 거론하며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자 갈등의 중심에 있는 친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다시 한번 양산 회동의 정신과 원칙을 강조한 이 대표의 호소에 깊이 공감한다"며 호응했지만, 계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이런 민주당 입장에서는 친문계 실세 조 전 장관의 부상이 달가울 리 없다. 자녀 입시비리 문제로 문재인 정부 몰락의 결정적 원인이 된 ‘공정’ 문제의 당사자인 조 전 장관은 현재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임 전 실장이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보다 윤석열 정권 탄생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 내부의 가장 큰 우려는 진행 중인 계파 갈등이 더 확산일로에 접어들 가능성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총선 출마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에 "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2심까지 현재 금고형 이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과 상호보완 관계 어려울 수 있어
민주당의 총선 전략 차원에서도 조 전 장관 출마는 물음표가 붙는다. 조 전 장관이 신당을 창당해도 민주당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강성 지지층이 확고한 조 전 장관은 사법리스크까지 감안할 때, 중도층 공략에 한계가 뚜렷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조 전 장관이 등판하면 민주당의 약점인 개딸로 상징되는 강성 지지층과 상호보완의 관계가 아니라 갈등 관계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런 우려가 감지된다. 수도권 출신 한 친명계 의원은 "조 전 장관은 어떤 선택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상식적일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실망한 중도층을 흡수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도 유불리를 냉정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조 전 장관의 민주당 위성정당 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정당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며 "통합비례정당은 현재까지 정당의 형태를 갖춘 진보개혁세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거리를 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