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으로 옥수수 나르던 배 공격한 후티
"이란 지시 없이 독자 행보 보여주고자 꾸며"
친(親)이란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이란으로 곡물을 싣고 가던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해에서 서방의 민간 선박을 공격해 온 후티가 이란이 목적지인 선박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해상 보안업체 암브레이는 이날 홍해 남단 바브 알만다브 해협을 통과하던 마셜군도 선적의 그리스 선사 벌크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암브레이는 "배가 공격받기 전 예멘 남부 항구 도시인 모카에서 남서쪽으로 약 75㎞ 떨어진 지점의 한 선박 근처에서 발사체가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시장분석업체 케이플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공격을 받는 배는) 브라질에서 출항한 배로 옥수수를 선적해 이란으로 향하던 중이었다"며 "이란으로 가는 다른 벌크선과 마찬가지로 홍해에서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목적지를 고려하면 후티를 우호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선박만 손상됐을 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란과 짜고 꾸민 일? 미국 "미 선박 공격 안 받아"
일각에선 후티가 일부러 이란행 선박을 공격했다고 분석한다. 친이란 무장단체의 계속된 미군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으로 번지면서 중동 전쟁 확산 우려가 커지자, 후티가 이란 지원 없이 독자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란행 선박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선박 피격 직후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미국 선박 '스타 아이리스'를 공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후티가 이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꾸민 일"이라며 "후티가 사전에 이란에 공격 계획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후티가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해당 선박이 타격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후티의 주장을 반박했다.
후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다니는 민간 선박을 공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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