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140만 명 밀집 라파 한밤중 공습
네타냐후 "군사 압박 계속할 때 구조 가능"
ICC·유엔 "전쟁범죄"… 국제사회 인내 한계
2명. 이스라엘이 피란민 140만 명이 밀집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습을 12일(현지시간) 전격 단행하면서 구출한 인질 숫자다. 이 작전의 대가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100여 명의 목숨이었다.
가자지구의 '마지막 피란처' 라파 공격만은 만류했던 국제사회는 들끓고 있다. 이스라엘이 '인질 구출 작전을 내세워 라파 공격 정당화에 나섰다'는 비난이 거세졌다.
인질 구출 연막 작전에 100명 넘게 희생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날 밤새 라파 곳곳을 겨냥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격렬한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1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심야 공격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끌려가 라파에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인 페르난도 시몬 마르만(61)과 루이스 하르(70) 구조작전의 일환이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인질 확보를 위한 비밀 작전이 이날 오전 1시 49분 개시됐고 1분 후부터 라파 공습이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작전 성공 직후 낸 환영 성명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군사 압박을 계속할 때만이 모든 인질의 석방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마스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질 134명 석방을 위해 라파 공격을 계속할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은 "하마스와의 전쟁 4개월간 IDF가 구출한 인질 3명은 이스라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망한 인질 수보다 적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구출을 통해 라파 공습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30일 구조된 오리 메기디시(당시 18세) IDF 이병에 이어 이번에 생환한 2명까지, IDF가 구출한 인질은 단 3명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11월 하마스와의 '일주일간 휴전'과 맞바꾼 인질 수는 105명이었다.
국제사회 인내 한계... 유엔·ICC, 이스라엘 비판
이번 라파 공습으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제사회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랐다.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은 이날 "이스라엘의 라파 폭격과 지상전 가능성에 깊이 우려한다"며 전쟁범죄 기소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이어 "모든 전쟁에는 규칙이 있다"며 "나는 이스라엘의 행동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본 적이 없다. 법을 준수하지 않는 이들은 나중에 ICC가 주어진 책무에 따라 조처할 때 불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국제법상 인구 조밀 지역에 대한 무차별 폭격과 공격은 전쟁 범죄에 해당된다"고 직격했다.
이스라엘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도 삐걱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나쁜 놈(a bad f*cking guy)"이라고 불렀다는 지난 4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보도에 이어 이번에는 사석에서 "멍청이(asshole)" "같이 일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불렀다고 미국 NBC방송은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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