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진보성향 강한 정당' 야권 경쟁 예고
비례연합 합류보다 독자행보에 무게
강성 지지층 흡수해 '심판론 강화' 관측
'중도 확장' 민주당도, 비례연합 선 긋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을 표방하며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1·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에 아랑곳없이 선거판에 뛰어들어 정권 타도를 외치는 '필사의 줄타기'가 시작됐다. 총선에서 중도층 표심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민주당은 또다시 '조국의 강'에 갇힐 수도 있는 악재를 만났다.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 만들겠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의 지향점으로 '강소정당'을 내세우며 "민주당보다 더 빨리 행동하고,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독재, 무능한 정권 등의 표현으로 윤석열 정부를 직격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사법 리스크'는 언급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출마 계획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조 전 장관은 고향인 부산에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전국 정당 관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부산에 애정이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이지만, 지금 시점에서 부산 출마 여부를 밝히기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조 전 장관의 지역구 출마보다는 비례대표 중심 정당으로 승부를 거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불쏘시개' 조국 역할론 "한동훈 대항마 맞서야"
신당은 2020년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의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민주당 주도의 통합형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보다 별도의 정당으로 경쟁하는 방식이다. 조 전 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큰집' 역할을 하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지만, 민주당이 어떤 결정을 할지 신경 쓰면서 정치 행보를 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세력을 흡수해 '땔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직후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발언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내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친이재명(친명)계 의원은 "신당이 검찰독재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검찰수사의 당사자인 조 전 장관이 한동훈 위원장의 대항마로 맞서면,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맞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민주당 "선거연합 고려 어렵다"… 국힘 "국회가 소도냐" 맹공
민주당 주류는 신당을 경계하면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도 거리를 뒀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중도층 공략에 공을 들였는데 조국 신당이 등장하면 판이 헝클어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거연합추진단장을 맡은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의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도 이 같은 민주당의 시선을 의식한 듯 "전국 지역구에서 윤 정권 대 반윤의 1 대 1 구도를 만들면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반면 여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가 소도(蘇塗·죄인이 도망쳐도 붙잡아가지 못하는 신성한 곳)냐"며 "총선 출마를 한다면 검찰독재를 막는 것이 아니라, 국회로 도망가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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