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13일 2.9% 급등
34년 만에 장중 3만8000 넘어
역대 최고치 돌파 여부 주목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 온 일본 증시가 34년 전 버블 경제 때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실제로 과거 기록을 넘어설 경우 최근의 물가 상승 및 임금 인상 흐름과 함께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30년’에서 완전히 벗어난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인 닛케이25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3일 전 거래일인 9일보다 2.9%(1,066엔)나 상승한 3만7,963엔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은 개장 직후부터 빠르게 오르기 시작, 오후 한때는 3만8,000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닛케이지수가 3만8,000엔을 넘은 것은 버블 경제 시절이던 1990년 1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역대 최고치는 1989년 말에 기록한 3만8,915엔이다.
미국 증시 강세 영향... 반도체 관련주 급등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며 미국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것이 일본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와 다우지수 등은 여러 차례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의 기술주 강세로 일본에서 수혜를 입는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날도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예상 실적을 크게 상향 조정한 유명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의 주가가 무려 13.33%나 급등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구글 애플 메타 등 대형 기술업체가 생성 인공지능(AI) 등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을 지닌 최첨단 반도체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관련주가 활황인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 물밀듯... 일본인은 주저
부진한 중국 증시에서 일본 증시로 외국 투자자들이 이동하는 것도 주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 현물 주식을 2조693억 엔(약 18조4,0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월 단위 순매수 기록이 시작된 1982년 이후 7번째로 큰 액수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달 ‘뜨는 해와 지는 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간 계속 주가가 하락한 항셍중국기업지수와 계속 상승한 닛케이지수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재팬’ 흐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본인들은 버블기에 근접한 일본 증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저축에서 투자로 바꾸겠다’며 비과세 소액투자 한도를 크게 늘린 새로운 제도를 올해부터 시행했으나 이를 통해 지난달 투자된 금액이 많은 펀드 순위를 집계한 결과 1~10위가 모두 일본이 아닌 미국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였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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