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지도에 반발해 교사에게 살해협박
전북교사노조 "학교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살해 협박에 시달린 교사가 '방검복'을 입고 출근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전북교사노조에 따르면 전북 한 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40대 A교사는 2022년부터 2년여간 학생들로부터 "죽여버리겠다" 등의 살해 협박을 받았다.
학교 인성부장인 A교사가 지속해서 문제를 일으켜온 B학생 등의 수업 태도 불량을 지적하자, "가족들까지 모두 죽이겠다"는 살해 협박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교사에 대한 조롱쯤으로 생각했으나, 협박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목을 찌르면 한 방에 간다", "미성년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등 구체적 방법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B학생의 담임 교사 역시 학생의 욕설과 지속적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교직을 떠났다.
A교사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교보위는 학생들이 A교사에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는 이유로 ‘출석 정지’ 권고 조치만 내렸다. 오히려 일부 가해 학생과 보호자가 교보위 처분에 불복, 행정심판을 제기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결국 A교사는 지난해 9월 약 일주일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해 수업을 했다. A교사가 학생들의 협박에 시달린다는 걸 알아챈 A교사 아내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는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는 날이면 안전하다는 인증사진을 찍어 가족에게 보냈다. A교사는 현재 병가를 내고 휴직, 가해 학생 2명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가해 학생과 보호자들도 지난 1월 A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2년 전 A교사가 금연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반발하자 학교로 데려가기 위해 소매 등을 잡아끈 것을 문제 삼고 있다. 노조는 "B학생 등이 반 친구들에게도 위협을 해 11명으로부터 A교사가 당시 멱살을 잡았다는 진술서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는 성명을 통해 “해당 교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며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을 받는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학교장은 사안에 관련된 학생들의 분리 조치 및 교사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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